- 남북 단체전 8강 취소되고 4강 진출
- 앞서 복식 시범경기서도 깜짝 단일팀
- 모형 탁구대서 3분간 웃음만발 경기
- “AG 때도 같이 힘내서 1등 하고싶다”

스웨덴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남북 탁구선수들이 ‘KOREA’로 뭉쳤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이래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것이다.

대한탁구협회는 2018 스웨덴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에 참가 중인 남북 여자 선수들이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의 주선으로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명칭은 ‘KOREA’로 표기한다.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예정됐던 남북의 8강 여자 단체전 대결도 취소됐다. 4강에 진출한 KOREA팀은 우크라이나-일본전 승자와 대결한다. 남북 탁구협회는 KOREA팀 엔트리에 한국 5명과 북한 4명을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에선 전지희·유은총(포스코에너지)과 서효원(한국마사회) 양하은(대한항공) 김지호(삼성생명)가 출전한다. 북한에서는 김송이·김남해·차효심·최현화가 나선다. 국기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공동기로 게양하되 유니폼은 기존 복장으로 나선다.

앞서 ITTF는 남북 선수가 복식 시범경기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벤트를 마련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남북 선수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할름스타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ITTF 재단 창립식’에서 서효원-김남해와 양하은-최현화가 조를 이룬 복식경기를 마련했다. 남북 선수가 섞인 복식조는 플라스틱 모형 탁구대에서 플라스틱 라켓으로 공을 주고받았다. 서효원이 라켓이 어색한지 ‘어떡해’를 연발하자 북한 김남해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약 3분간 이어진 경기는 게임 스코어 3-3 무승부로 끝났다. ‘공동 우승’이었다.

북한의 김남해는 “아주 즐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으로 나가게 되면 어떨 것 같으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같이 힘내서 꼭 1등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은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에 대해) 우리 탁구계는 긍정적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오간 얘기는 없다. 위에서 어떻게 결정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