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탁구 선수들이 17일 대전에서 개막하는 국제탁구연맹(ITTF) 투어 코리아오픈에서 단일팀을 구성한다.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과 선수단 25명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항공편을 이용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탁구 선수들이 코리아오픈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선수들은 마중 나온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현정화 렛츠런(한국마사회) 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주 서기장은 취재진에게 ‘반갑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했다.

주 서기장은 왕년의 탁구 스타 출신이다. 17세이던 1981년 이집트 국제청소년대회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우리나라를 찾았다. 올해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단일팀 구성 협상의 북한 창구로 활동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현정화, 유남규, 북한 리근상, 리분희(왼쪽부터).

북한 선수단에는 2016 리우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송이가 포함됐다. ITTF 세계랭킹 55위인 김송이를 빼고는 선수 대부분이 100위 아래다.

대한탁구협회는 스웨덴 세계선수권 단일팀 구성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북측과 코리아오픈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남자 복식의 이상수(국군체육부대)-박신혁(북측)과 여자 복식의 서효원(한국마사회)-김송이(북측)가 코리아오픈에서 호흡을 맞춘다. 혼합복식에서는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과 유은총(포스코에너지)-최일(북측) 조가 팀을 이룬다. 남북 선수들은 16일 오전 9시와 오후 2시30분부터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2시간씩 합동훈련을 한다.

현정화 감독은 1991 지바세계선수권에서 인연을 맺은 리분희가 방남하지 않은 데 대해 “분희 언니와 멋지게 포옹하는 장면을 꿈꿔왔는데 아쉽다”면서 “2020년 세계선수권대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그때 (언니가) 온다면 제일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