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T2 다이아몬드리그 2019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강자 천멍(중국)을 꺾는 ‘반란’을 일으켰다.

지난 15일 오스트리아오픈 단식 경기 중인 전지희. 국제탁구연맹 제공

세계 20위인 전지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8강전에서 중국의 간판이자 세계 1위인 천멍을 풀세트 접전 끝에 4-3(11-10, 11-10, 4-11, 3-11, 5-2, 4-5, 5-4)으로 물리쳤다.

전지희가 세계 정상급 선수 16명만 초청된 이 대회에서 천멍을 꺾은 건 T2 다이아몬드리그 최대 이변이다. 특히 중국 허베이성 랑팡 출신으로 2011년 4월 한국으로 귀화한 전지희가 천멍을 제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천멍은 올해 오픈대회 4관왕(중국·코리아·스웨덴·헝가리)으로 내년 열릴 도쿄올림픽에서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또 전지희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 0-4 완패를 안겼던 천멍에게 시원하게 설욕했다.

단식 1회전(16강)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유(세계 10위)에게 4-3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른 전지희는 세계 최강 천멍을 맞아 주눅 들지 않고 첫 세트와 2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반격에 나선 천멍은 3, 4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이번 대회에는 ‘패스트5룰’이 적용돼 5세트부터는 먼저 5점을 따면 승리하는 형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전지희가 5세트를 따내고 6세트를 잃은 뒤 최종 7세트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전지희는 24일 열린 4강에서 일본의 간판 이토 미마(세계 7위)에게 1-4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