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크로아티아 모레 킥오프

월드컵에서 20년 만에 4강 대진이 ‘황금 분할’로 확정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은 14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15일 새벽 4시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랑스와 모로코의 경기로 진행된다.

월드컵 4강에 유럽과 남미 외 다른 대륙 국가가 포함된 것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포함된 이후 20년 만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독일, 프랑스-포르투갈,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스페인-독일, 우루과이-네덜란드의 구도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브라질, 아르헨티나-네덜란드로 유럽과 남미 팀이 양분했고,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프랑스-벨기에, 크로아티아-잉글랜드의 ‘유럽 잔치’가 벌어졌다.

월드컵 전체 역사를 통틀어서도 4강에 유럽과 남미팀 외 다른 대륙 국가가 포함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2002년 한국, 올해 모로코를 제외하면 1회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미국(3위)이 4강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오랫동안 세계 축구계에서 유럽과 남미는 좀처럼 넘지 못할 벽이었다.

첫 번째 4강전인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경기는 두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진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와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37)는 사실상 생애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지도 모를 이번 승부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많지만, 8강에서 브라질을 물리친 크로아티아의 상승세가 워낙 강해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아르헨티나가 초반부터 승기를 잡지 못할 경우 ‘연장전의 명수’ 크로아티아에 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과 8강을 승부차기, 4강은 연장전에서 승리해 결승까지 오른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16강과 8강 모두 승부차기로 통과했다.

프랑스와 모로코가 만나는 준결승 역시 전력 면에서는 프랑스가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킬리안 음바페(5골)와 올리비에 지루(4골) 등 막강 화력을 보유한 프랑스는 1962년 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노린다. 그러나 16강에서 스페인, 8강에서 포르투갈을 격파한 모로코는 프랑스마저 잡고 유럽이나 남미 외 대륙 국가로는 처음으로 결승에 오를 꿈에 부풀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