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창단 회원 230명 달해
- 축구협회 승인 거쳐 관내 첫 1종
- 염정호 감독 드리블·슈팅 등 중점
- 대전 김현우·부산 박세진이 제자
- 김민기·김준서·김태연 유망주
“자, 모여서 몸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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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히어로아카데미드림FC 선수들이 지난달 열린 i-리그 전국여름축구축제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히어로아카데미드림FC 제공 |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남구 백운포체육공원 내 풋살장. 초등학생 33명으로 구성된 남구 히어로FC 선수반이 염정호 감독의 한마디에 능숙하게 ‘리프팅’을 시작했다. 선수들은 발에 붙어 있던 공을 머리와 가슴, 무릎 등으로 이동시키며 볼 컨트롤 능력을 뽐냈다. 이날 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저마다 유니폼이 축축히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공을 쳐다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기본기 훈련이 끝난 뒤 1대1 돌파 후 슈팅 연습이 이어졌다. 공격수가 발등을 이용한 인스텝 드리블로 수비수를 페널티 박스 밖으로 꾀어낸 뒤 비어있는 골대로 슈팅하는 식이다. 슈팅에 앞서 수비수에 공을 뺏긴 아이들은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아쉬워한 반면 골을 넣은 선수들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포지션별 1대1 돌파 훈련과 미니게임 순으로 이어졌다. 염 감독은 “우리 클럽은 아이들의 개인 기량 증가에 초점을 둔다”며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어떤 식의 드리블로 공격 기회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5월 창단해 현재 회원 230명을 보유한 히어로FC는 남구 최초로 1종(엘리트 체육) 클럽 전환을 앞두고 있다. 내년이 되면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거쳐 1종 클럽으로 정식 등록될 예정이다. 현재는 2종(생활 체육) 클럽으로 분류돼 있다. 전환 조건은 학년별 선수 충족과 실·내외 전용구장 소유 여부인데, 히어로FC는 지역 축구클럽 중 유일하게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했다. 염 감독은 “보다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길러낼 기반이 마련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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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위해 팀을 나누는 선수들. 히어로아카데미드림FC 제공 |
염 감독은 지난 15년 동안 엘리트 체육 지도자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연산초와 수영중, 경남공고 축구부 감독 등을 거치며 여러 프로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김현우(대전 하나시티즌)와 박세진(부산 아이파크)이 대표적이다. 특히 김현우는 2019년 FIFA U-20 월드컵 한국 축구 대표팀에 선발된 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호흡을 맞춰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실력 있는 제자들을 길러낸 염 감독은 히어로FC 창단 이후에는 각종 대회에서 4차례 우승을 일궜다.
염 감독은 클럽의 주장 김민기와 김준서(이상 11세), 김태연과 백은민(이상 10세)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김민기는 윙 포워드로서 볼 터치와 상황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김준서는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수비수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능력과 드리블이 뛰어나다. 또 슈팅이 좋아 프리킥 전담 키커로 활약 중이다.
‘동생’들도 밀리지 않는다. 벌써 축구 입문 4년 차인 김태연은 양쪽 발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슈팅의 파워가 좋아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다. 피지컬도 뛰어나 팀에서는 로멜루 루카쿠(AS 로마)로 불린다. 다만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스텝 인지 능력은 보완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백은민은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 정확한 크로스와 한 템포 빠른 슈팅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