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PGA 3승 이후 번번이 좌절
- 징크스 깨고 관중 앞 시즌 첫승

‘큐티풀’ 박현경이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현경이 29일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은 29일 제주도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 라운드 연장전에서 이소영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첫 우승이자 2021년 5월 크리스 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제패 이후 무려 910일 만에 거둔 통산 4번째 우승이다. 박현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관중 없이 열린 대회에서 3승을 기록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많은 관중들 앞에서 통산 4승을 달성했다.

‘큐티풀(큐티+뷰티풀)’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많은 팬을 보유한 박현경은 통산 3승째를 수확한 이후 무려 9번이나 준우승에 그쳐 ‘준우승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었다.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고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박현경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울먹이며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9번이나 준우승하면서 ‘내가 그렇게 기회를 못 잡은 선수인가’ 의심까지 했다”며 “최근에 샷 감각이 좋아서 내 마음을 잘 다잡은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이소영에게 당한 연장전 패배를 설욕했다. 또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현경은 막판까지 이소영과 접전을 펼쳤다. 8, 9번 홀에서 이소영이 연속 버디를 잡아 내 1타 앞섰지만, 박현경은 10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선두로 복귀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갈리지 않아 결국 연장전이 치러졌다. 첫 연장전에서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해 두 번째 연장으로 이어졌다. 승부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다. 이소영은 티샷을 벙커로 보낸 데 이어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연못에 빠트려 4번째 샷 만에 겨우 그린에 올라 왔다. 두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안착한 박현경은 파로 막아 승부를 끝냈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은 황정미가 단독 3위에 올랐고, 임진희 방신실 성유진 이채은 배소현 등 5명이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내년 시즌 시드 커트라인인 상금랭킹 60위로 이 대회에 출전한 이채은은 상금 58위로 올라서 사실상 내년 시드를 확보하게 됐다.

상금, 대상, 평균타수 1위 이예원은 공동 34위에 그쳤으나 각 부문 1위를 지켰고, 대상 포인트 2위 임진희는 이예원과의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대회 챔피언 이소미는 62위에 머물렀다. 이소미는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S오일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