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괄목한 성과로 내년이 더 기대
- 유강남, 볼배합·프레이밍 탁월
- 정보근, 공격력으로 백업 반란
- 손성빈, 도루저지율 최상위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최대 성과 중 하나는 ‘포수 왕국’을 세운 것이다. FA를 통해 영입한 유강남을 안방마님으로 앉혀 마운드에서의 투수 안정을 꾀했다. 정보근은 타격에 눈을 떴고, 손성빈은 ‘레이저 송구’로 리그 최상위권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포수 출신의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쥔 만큼 내년 롯데 포수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올 시즌 롯데 포수진 타율은 0.271로 10개 구단 중 1위다. OPS(0.733)와 wRC+(조정타격생산력·105.2)는 2위다. 정보근이 타율 0.333, OPS 0.902, wRC+ 147.4로 타격 부문 지표가 가장 좋다. 손성빈은 10번의 도루 시도 중 7차례를 저지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유강남은 수치로 산정되지 않는 볼 배합과 프레이밍에서 월등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활약으로 롯데는 오랫동안 이어진 ‘포수 잔혹사’를 마침내 끊어냈다. 롯데는 2017시즌을 끝으로 기존 안방마님 강민호를 삼성에 내준 뒤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이듬해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 나원탁 김사훈 등 3명이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썼으나, 모두 기대 이하였다. 이후에도 안중열 지시완 김준태 등 유망주들이 주전 경쟁을 펼쳤지만 임팩트를 보인 선수는 없었다.

결국 롯데의 선택은 유강남의 영입이었다. LG에서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은 올해 타율 0.261, 55타점, 10홈런을 기록했다. 비록 타격에서 롯데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나, 최고 장점인 체력과 프레이밍에서는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유강남은 올 시즌 121경기에 출전, KBO리그 전체 포수 중 최다 출장 7위에 올랐다. 이 부문 리그 1위 장성우(kt)와 10경기 차이다. 지난 7월 스윙을 하다 내복사근 파열 부상을 입은 유강남이 3주간 결장하지 않았더라면 리그 최다 출장도 가능했다.

유강남은 볼 배합과 프레이밍을 통해 투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투수가 나균안이다. 지날 4월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나균안은 자신감을 심어 준 유강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정보근은 올 시즌을 데뷔 이래 가장 화려하게 보냈다.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13타점, 1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KBO리그 최고 투수인 에릭 페디(NC)를 상대로 터트린 투런 홈런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8월 한 달간 18개의 안타를 치고 4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애초 정보근은 수비형 포수로서 약한 공격력이 약점이었으나, 이번 시즌 그 결점을 완벽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에서 전역한 손성빈도 롯데의 미래를 이끌 대형 포수 유망주답게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타격에서는 45경기 타율 0.263, 15타점, 1홈런으로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타고난 강견을 활용한 도루 저지 능력은 베테랑 포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지난 7월 LG전에서 오지환의 도루를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손성빈은 당시 1.87초의 팝 타임(투수로부터 공은 받은 뒤 2루로 송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시속 135.4km의 송구로 도루를 저지했다. KBO리그 평균 송구 시속이 124km인 점을 고려하면 손성빈은 ‘메이저리그급’ 송구 능력을 뽐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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