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호 감독 창단 12년째 운영
- 회원 30명에 선수반 18명 활동
- 연습장 없어 1주일에 한번 훈련
- 전국대회 7연패·여왕기 4번 우승
- 최수빈·김성희 에이스로 맹활약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그리고 은퇴한 박지성까지. 흔히 알고 있는 대한민국 출신 축구 스타 대부분은 남자 선수다. 여자 선수 중 그나마 이름을 알린 선수는 ‘지메시’ 지소연 정도다. 이는 국내 여자축구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부산에는 30여 곳의 유소년 축구클럽에서 3000여 명의 어린 선수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여자 선수로만 구성된 클럽은 단 한 곳뿐이다. 소속 선수 역시 3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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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의 여자축구 클럽인 사하WFC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하WFC 제공 |
부산 유일의 여자축구 클럽인 사하WFC는 2011년 창단해 올해로 12년째를 맞았다. 이 클럽은 초등학교 여학생들로만 구성됐다. 이 중 프로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은 4~6학년 18명 정도다. 이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축구 구단인 할렐루야 축구단 출신 박영호 감독, 여자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정수진 코치와 함께 매주 토요일 사하구 을숙도 내 풋살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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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블 연습을 하는 모습. 사하WFC 제공 |
훈련은 일주일 한 번뿐이다. 프로 선수를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턱없이 부족한 훈련량이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애초 매주 화~금요일 부산 서구 대신초에서도 연습했지만, 최근 학교와 계약이 해지돼 공을 찰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하WFC는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휩쓰는 등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창단 첫 해 전국여학생축구대회 초등부 우승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이 대회에서 7연패를 이뤘다.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클럽부에서도 4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여자축구의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내자 김 감독은 중등부 창단까지 고려하고 있다.
박 감독은 “내년 초등부 선수반의 1종 엘리트 클럽 전환과 함께 중등부를 창단하려 한다”며 “최근 동명공고에서 부산 유일의 고교 여자축구부를 만들었는데, 우리 클럽 중등부가 생기면 곧바로 진학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전했다.
팀 내 에이스는 최수빈(12)과 김성희(10)다. 미드필더 최수빈은 개인 드리블을 이용한 돌파 능력이 뛰어나다. 스루패스 등을 이용해 공격의 활로를 찾는 역할도 맡고 있다. 득점 찬스에서는 정확한 골 결정력을 선보인다. ‘노력파’인 최수빈은 타고난 운동신경이 그리 좋지 못해 습득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약점을 메워 에이스로 우뚝 섰다.
수비수 김성희는 또래보다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대인 마크나 인터셉트 능력이 좋다. ‘악바리 정신’을 가졌다. 다만 스피드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보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