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빅4 중 3명 은퇴

남자 테니스 ‘빅4’ 중 한 명인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남자 테니스 코트를 장악했던 ‘빅4’ 가운데 3명이 은퇴했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승 단식 경기에서 패한 뒤 홈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단식 세계 랭킹 154위 나달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네덜란드와의 준준결승에서 보틱 판더잔출프(80위)에게 0-2(4-6 4-6)로 졌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올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한 나달은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1-2로 패해 탈락하면서 그대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나달은 “데이비스컵 데뷔전에서 패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도 졌다”며 “경기에 오래 뛰지 않아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1986년생 나달은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고, 이후 2022년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총 22차례 우승했다. 프랑스오픈에서 14번 우승해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렸고 올림픽에서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남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나달이 은퇴하면서 ‘빅4’ 가운데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만 현역으로 남게 됐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2022년 은퇴했고, 올해 나달과 앤디 머리(영국)가 코트와 작별했다.

세계 남자 테니스 역사에서 ‘빅4’ 시대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가 처음 메이저 정상에 오른 2003년 윔블던부터 지난해 US오픈까지 총 81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빅4’가 69번 우승했다. 한 해 네 번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네 명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2002년 이후 22년 만이었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조코비치가 24회로 가장 많고, 나달 22회, 페더러 20회 순이다.

현역 시절 나달의 ‘라이벌’이었던 페더러는 나달에게 바치는 글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페더러는 “내가 당신을 이긴 것보다 당신이 나를 이긴 적이 더 많았다”며 “특히 클레이코트에서는 너무 강한 상대였고, 당신을 이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다”고 나달을 예우했다. 페더러와 나달의 현역 시절 맞대결 전적은 나달이 24승 16패로 우위였다. 이어 페더러는 “당신이 있어 나도 테니스를 더 즐길 수 있었다”며 “그동안 항상 당신을 응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우정어린 인사를 건넸다.

한편 올해는 2001년생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호주오픈과 US오픈,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양분하며 ‘세대교체’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