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치는 건 타자…마법배트 없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화제는 ‘어뢰’(torpedo)라고 불리는 배트다.

MLB에서 화제인 어뢰 배트(왼쪽)와 일반 배트가 더그아웃에 나란히 있다. AP 연합뉴스

뉴욕 양키스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홈런 9개를 몰아치며 20-9로 완승했다. 양키스 전담 방송사 YES 네트워크가 양키스 선수 몇 명이 새로운 배트를 들고나왔다며 ‘어뢰 배트’를 소개했다. 양키스의 대표적인 홈런 타자 애런 저지는 쓰지 않지만, 재즈 치점 주니어, 앤서니 볼피는 새로운 배트를 즐겨 쓴다.

어뢰 배트는 ‘볼링핀’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존 배트보다 스위트 스폿을 손잡이 쪽에 더 가깝게 뒀기 때문이다. 공이 배트에 자주 닿는 면이 기존 배트의 스위트 스폿보다 타자 기준으로 더 안쪽에 있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뢰 배트가 제작됐다.

이 배트에 대한 찬반 논란도 제기됐고, 심지어 규칙에 어긋나는 부정 배트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MLB 사무국은 새로운 배트가 ‘직경 2.61인치, 길이가 42인치를 넘을 수 없다’는 규칙 3.02를 잘 지켰다고 어뢰 배트의 사용을 공인했다.

어뢰 배트가 화제를 모으면서 이 배트를 고안한 에런 린하르트 현 마이애미 말린스 필드 코디네이터가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미시간 대학에서 전기 공학 학사,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미시간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로 일했다. 2017년 애틀랜틱 대학 야구리그에서 뉴저지팀의 수석코치로 부임하며 야구계로 뛰어든 뒤 2018년 양키스의 마이너리그팀 타격코치를 맡게 돼 프로 지도자로 입문했다. 그는 마이너리그 타격 보조코치로 일하면서 꽤 많은 선수가 기존 배트의 스위트 스폿 보다 더 아래(손잡이에 가까운 쪽)로 공을 때리는 빈도가 높다는 걸 확인했다.

린하르트 코디네이터는 “몇몇 코치와 선수에게 ‘우리가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편견을 한번 넘어서 보자’라고 말했고, 나와 함께해 준 사람이 생겼다”며 “그 결과가 어뢰 배트”라고 말했다. 어뢰 배트가 관심을 받으면서 ‘마법의 배트’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는 “나는 타자들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공을 때리는 건 결국 타자다. 마법사는 있지만, 마법의 배트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