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심 패스트볼 평균 151.4㎞
- 15년 전 빠른공 기준 144.8㎞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 ‘어뢰 배트’(torpedo bat)가 등장해 홈런이 쏟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BO에도 어뢰 배트가 알려져 롯데 자이언츠는 일부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읽으면 올 시즌 MLB는 전형적인 타고투저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역대급 투고타저로 ‘투수의 시대’로 인식될 정도다. 투수들의 구속 혁명 때문이다.

AP통신은 8일(한국시간) MLB 평균 타율이 0.239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MLB 역사상 평균 타율이 가장 낮았던 시즌은 1968년의 0.237이다. 당시 MLB 사무국이 투수 마운드를 높이면서 타자들은 더 위력적인 공을 상대해야 했다. 지금도 1968년은 ‘투수의 해’로 불린다.

물론 MLB 평균 타율이 낮은 건 올 시즌만의 현상은 아니다. 2020년(0.245) 2021년(0.244) 2022년(0.243) 2023년(0.248) 2024년(0.243) 등 지난 다섯 시즌 동안 한 번도 0.250을 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1968년 ‘투수의 해’가 MLB 사무국의 인위적인 마운드 높이 조정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한다면, 최근 투고타저 현상은 구속 혁명의 결과라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올 시즌 투수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94.1마일(약 151.4㎞)로 지난해 비슷한 기간의 시속 93.9마일(약 151.1㎞)보다 더 빨라졌다.

MLB에서 뛰는 감독이나 선수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구속 혁명에 대해 놀라워했다. 토리 루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15년 전에는 (빠른 공의) 기준점이 시속 90마일(144.8㎞) 이상이었다면, 지금은 불펜에서 나오는 투수마다 시속 95마일(약 152.9㎞)을 넘긴다”고 짚었다. 여기에 엄격하게 세분화된 투수들의 임무와 전력 분석도 역대급 투고타저를 넘어 ‘투수의 시대’를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