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격수 대체 선수도 마뜩잖아
- 이호준 돌아와야 숨통 트일 듯

‘롯데 주전 유격수’, ‘4할 타자’로 불렸던 전민재가 예전 같지 않다. 부상 복귀 후 연일 강행군을 이어온 까닭에 피로는 쌓였고 체력은 달린다.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대체할 자원도 마뜩잖아 팀도 난감하다.

최근 강행군을 이어가는 롯데 유격수 전민재가 몸을 날려 수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민재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수비와 공격이 모두 가능한 주전 유격수가 없어 고민하던 롯데는 두산과 트레이드로 전민재를 영입했다. 두산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전민재는 롯데 팬들에게 더 이상 ‘이적생’이라고 불리지 않았다. 방망이가 돌면 안타를 쳤다. 4월 한 달에 타율 0.423을 기록했다. 유격수 자리도 훌륭히 소화했다. 까다로운 타구가 날아와도 몸을 날려 잡아냈다. 전민재부터 시작한 ‘6-4-3병살’을 기가 막히게 잡아냈다. 전민재는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꼽히며 팬들에게 ‘복덩이’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9일 키움전에서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았다. 부상 후 18일 만에 다시 1군 타석에 들어섰다. 다시금 ‘4할 타자’를 넘볼 기세였다. 5월 타율 0.388을 찍었다. 전민재의 시대는 계속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전민재를 붙잡았다. 부상으로 이탈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전민재를 대신해 줄 선수가 없어 출전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체력 부담이 자연스레 커지며 시즌 초반의 활약상을 선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들어 수비 실책이 잦다. 타구를 잡을 때, 송구할 때 예기치 못한 실수가 나온다. 타석에서도 존재감이 약하다. 이번 달에는 28일까지 76타수 15안타(1홈런) 타율 0.197을 기록했다. 타율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경기마다 등락도 크다.

부상 후 한 차례 시야에 문제가 있어 경기에서 빠진 적은 있었지만 후유증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온전히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를 시간이 부족한 점이다. 팀은 물론 김태형 감독도 전민재의 체력적 부담을 잘 아는 눈치다.

그러나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많아 롯데는 ‘잇몸 야구’를 펼치고 있다. 심지어 그마저도 위태로울 때가 있다. 롯데는 투타를 가릴 것 없이 선수 모두가 강행군 중이다. 따라서 전민재만 빼주기도 어렵다. 게다가 전민재가 맡고 있는 유격수를 온전히 소화할 선수는 드물다. 이호준이 있었지만 지난 7일 슬라이딩 중 손가락을 다쳤다. 부상 회복 후 2군 경기에 나섰지만 언제쯤 1군에 콜업될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전민재 대신 박승욱을 출전시키기도 난감하다. 박승욱은 전민재 이호준 등장 전까지 유격수를 도맡았다. 하지만 올 시즌 26타수 3안타 타율 0.115에 그쳐 선뜻 경기에 내보내는 건 쉽지 않다.

이호준이 돌아올 때까지 전민재 강행군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다음 달 올스타 브레이크가 예정돼 있다. 짧게나마 숨을 고르면 전민재는 시즌 초반 보였던 기량을 서서히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