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 일취월장… “성적으로 보답”

‘윤나고황’은 롯데 타선의 상징이다. 올 시즌 고승민을 뺀 윤동희 나승엽 황성빈이 부진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고승민은 주어진 역할을 해내며 묵묵히 타선을 지켰다.

롯데의 상징 ‘윤나고황’이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만 고승민은 동료들이 빠진 자리를 메우며 공수에서 묵묵히 팀을 지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승민을 제외한 세 선수는 올 시즌 부침이 컸다. 윤동희는 부진을 겪다 ‘2군 처방’을 받았다. 1군에 복귀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자리를 비웠다. 나승엽은 시즌 초반 ‘거포’로 불러야 할 정도로 위력적인 장타력을 선보였다. 5월 들어 타격감을 잃었다. 2군에 내려가 훈련 중 타구에 얼굴을 맞아 병원 신세를 졌다. 황성빈은 리드오프 역할을 잘 소화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슬라이딩 중 왼손 골절로 재활과 기초적인 훈련을 받고 있다.

‘윤나고황’ 중 고승민만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4월 타율 0.301을 기록하며 ‘3할 타자’로 올라섰다. 5월에는 타율(0.340)이 조금 더 올라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됐다. 고승민은 코치진의 도움을 꾸준한 타격 성적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임훈 이성곤 코치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많은 도움을 주신다. 코치님들을 믿고 따라가다 보니 결과가 따라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롯데는 80경기를 치르며 올 시즌 반환점을 훌쩍 넘겼다. 고승민은 80경기 가운데 70경기에 출전했다. 피로가 쌓이고 날씨까지 빠르게 더워져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 특히 무릎이 좋지 않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우려한다. 하지만 고승민은 별다른 내색이 없다. 트레이닝 파트 도움을 받으며 컨디션을 관리한다. 쉴 수 있을 때 잘 쉬며 다음 경기 출전을 준비할 뿐이다.

올해 고승민은 타선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지난 시즌 실책이 13개에 달했다. 올 시즌은 실책이 4개에 불과하다. ‘2루수 고승민’이 고유 명사처럼 굳어진 만큼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작년과 비교해 실책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조용히 주어진 몫을 해낸 고승민이었지만 동료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는 “부상 이탈이 가장 마음 아프다. 올해 여러 가지 이유로 부상자가 많은데, 좋은 모습으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군에 돌아온 나승엽이 NC전에서 홈런을 터트리자 고승민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나승엽을 부둥켜안고 다른 선수보다 훨씬 더 기뻐했다.

부상 선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다.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우는 신예 선수를 볼 때면 롯데의 희망도 엿본다. 고승민은 새로운 선수 활약이 퓨처스 선수에게 ‘동기’가 된다고 여긴다. 동시에 1군에서 뛰는 선수에게는 ‘긴장감’이 돼 실수를 줄이는 좋은 결과를 낳는 것으로 생각한다.

2025년 고승민 목표는 팀이 좋은 성적은 내는 거다. 그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항상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