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한 동래아동병원 원장이 알레르기 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천식 단계로 번진 소아 천식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방치땐 얼굴변형·학습장애
- 자칫 만성천식으로 발병
- 간단한 약물치료로 치유 가능

본격적인 환절기를 맞아 감기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 시기 감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주 흔해 기침 콧물 등 증상을 모두 '단순 감기'로 치부하기 쉽다. 특히 소아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다간 치료 시점을 놓쳐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아의 알레르기 비염은 건조한 날씨와 공기 중 먼지 등 계절적 환경적 요인과 함께 약한 면역력도 주요 발병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 비염 전체 환자 635만 명 중 10세 미만 아이의 비율이 24.3%로 전체 연령군 중 가장 높았다.

강요한 동래아동병원 원장은 "소아 알레르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천식 단계로 악화하거나 만성화될 수 있어 초기 단계부터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 감기로 먼저 판단하지 말라

요즘과 같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환절기에 아이에게 지속적인 재채기와 코 막힘, 맑은 콧물 등 환절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 감기약을 먹이는 부모가 적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다른 질환이어서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기약을 복용하는 기간 만큼 치료가 늦어지기 때문에 기침과 콧물 등의 발현 상황을 점검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달리 특정 환경에 노출됐을 경우 재채기와 코 막힘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증상의 호전 및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을 보인다.

또 맑은 콧물로 인한 '코 훌쩍임', 코 막힘과 가려움 증상으로 인한 '코 문지름'이 자주 반복된다. 눈물이 나고 눈이 가려워지며 목이 아픈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 또한 전문의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학습·성장 방해, 얼굴 변형 야기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으로 인한 불편함도 크지만 지속적으로 아이의 성장과 다른 질환으로의 악화 등 여러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학습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콧물 및 코 막힘 증상으로 인해 수면에 영향을 미쳐 성장에 방해가 되거나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굳어지면서 '얼굴 변형'과 '치아 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부할 때도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이면 코가 막히는 탓에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흐르는 콧물을 계속 닦으며 훌쩍이다 보니 두통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소아 시기에 적극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천식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천식을 앓는 아이의 기관지는 알레르기 원인물질로 인해 좁아졌기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숨을 쉬거나 기침할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자주 숨이 찰 수 있다.

실제로 천식 환자의 대다수인 8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40%가 천식을 동반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의심될 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 효과적인 약물처방 등을 통해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함께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약물로 천식까지 동시 치료 가능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피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먼지가 많은 천으로 된 소파와 커튼, 카페트, 털 소재로 충전된 침구류 사용은 자제하고 주기적으로 햇볕에 말려 소독하는 것이 좋다. 집안 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하고 건조한 가을철에는 천식 발작 위험이 높아지므로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

생활 환경 관리만으로는 완벽히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요한 원장은 "소아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의 경우 아이의 치료 거부나 어려움을 이유로 생활 관리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질병 악화로 인한 성장 및 학습 방해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아이의 연령이나 증상을 고려해 아이가 쉽게 복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면 원활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천식기구의 천식치료 지침(GINA guideline)에 따르면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가 신체적 특성상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하는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을 힘들어할 경우 먹는 약물인 '류코트리엔 조절제' 복용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강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의 구분이 애매모호할 때 홀로 판단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간편한 복용으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동시에 조절하는데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도움말= 강요한 동래아동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