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파크하얏트 호텔 스시바에서 19일 열린 마스터 오브 푸드 & 와인행사는 하얏트 리젠시 교토의 일식 주방장 아키카주 후지구치가 초청돼 진행됐다. 후지구치 셰프는 35년 이상 정통 일식 분야에서 일해온 일식의 대가로 현재 하얏트 리젠시 교토의 일식 레스토랑 '토잔' 주방장을 맡고 있다. 이번 행사는 '헤드 투 테일 스페셜 튜나 디너'로 참치를 이용한 6코스 요리를 내놓았다. 코스 시작 전에 후지구치 셰프가 30㎏의 혼마구로 참치를 해체하는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요리와 함께 사케가 제공되는데 와인잔이 세팅돼 있는 것도 색다르다. 참치 해체는 아가미 쪽으로 칼을 넣어 머리부터 잘라내면서 시작된다. 이번 해체쇼에는 큐슈 근처에서 잡힌 혼마구로 30㎏짜리를 사용했다. 1인당 5점씩 먹는 다고 가정하면 80인분 정도의 회로 만들 수 있다. 뼈를 발라내고 등과 배 쪽의 필레로 만들어 잘라내기 시작한다. 아래쪽이 뱃살 쪽인 도로, 중뱃살이 쥬도로. 피 부분인 치아이를 제거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6코스 중 처음 나온 요리는 다양한 전채요리 모듬이었다. 큐슈 지역의 양조장에서 만든 나베시마 사케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구성했다. 닭에 간장소스를 발라 구워서 참깨간장 드레싱을 올리고 단감을 곁들여 달고 짠 맛의 조화를 살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자를 넣고 갈아낸 산마에 해초를 넣어 새콤한 맛을 살린 요리도 입맛을 돋웠다. 나베시마 사케는 달콤한 향기가 특징으로 새콤하고 가벼운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렸다.  

　두번째는 해체한 참치를 회로 썰어 내놓았다. 참치 특유의 부드럽고 녹아내리는 맛이 달콤한 향의 나베시마 사케와 좋은 조화를 보여줬다. 이어 참치살을 살짝 구워낸 것을 넣고 탕처럼 삶아낸 요리가 구보타 만쥬 사케와 함께 제공됐다. 구보타 만쥬 사케는 나베시마 사케보다는 덜 달고 가벼운 맛으로 사케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탕 속에 가래떡과 두부까지 있어 부드럽고 순한 맛의 요리였다. 

　요리대신 나무 망치를 손님들에게 나눠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소금으로 감싸 구운 참치를 깨는데 필요한 도구였다. 직접 소금벽을 내리쳐 깨는 재미까지 있는 요리였다. 속은 종이로 싸여 있어 참치는 구웠다기 보단 쪄진 듯 아주 부드러웠다. 녹차를 넣은 새콤한 고추냉이 소스에 찍어 먹으니 느끼함 대신 고소함만 남았다. 

　세번째 사케는 테도리가와 혼슈 다이긴죠로 셋 중 가장 향이 풍부하고 구보타 만쥬보다는 맛이 묵직하고 부드러웠다. 겉만 가볍게 구운 참치에 참기름과 미소를 섞어 만든 소스를 뿌려 먹는 요리와 함께 즐기도록 했다. 곁들이는 것으로 참치를 간장 소스에 절인 뒤 작게 깍둑썰기한 것과 레몬즙에 절여 으깬 아보카도를 섞어 샐러드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스크램블드 에그까지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살렸다. 이것을 참치위에 올려 먹어도 잘 어울렸다. 백미는 방울 토마토를 데쳐 설탕, 바질을 넣어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토마토 콩피였다. 새콤달콤한 맛이 참치에 남아있던 약간의 느끼함도 완전히 없애줬다. 마지막 요리는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참치를 넣고 만 호소마키 롤이었다. 위에 치즈를 올리고 토치로 그을려 고소함을 극대화 하고 쫄깃한 식감까지 더했다. 진한 맛의 요리들에 어울리는 묵직한 사케가 조화로웠다. 디저트도 일본 느낌이 물씬 나도록 녹차 아이스크림과 녹차맛 젤리가 들어있는 샴페인으로 마무리했다. 단 맛과 쓴 맛이 번갈아가며 느껴져 진했던 참치맛을 정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