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문화병원 등 부산·양산 9곳 운영

최은혜(여·35) 씨는 지난달 둘째 연우를 힘들게 출산했다. 아무런 예고 증상도 없이 28주 만에 갑자기 산통이 와버렸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다니던 병원에서 응급분만을 했고 아기는 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로 옮겨졌다.

좋은문화병원 성민정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이 인큐베이터 속 이른둥이의 건강 상태를 보고 있다.

■이른둥이 생명의 보루…24시간 집중케어

바깥세상이 너무나도 궁금해서였을까? 엄마 뱃속에서 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오는 아기들이 있다. 이른바 칠삭둥이, 팔삭둥이, 미숙아로 불리는 조산아들이다. 지금은 이른둥이로 순화해 불린다.

조산이란 임신 37주 이전의 분만을 말하는데 조산 자체가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조산으로 분만된 신생아가 아주 이른 주수라면 중한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또 태아의 폐 성숙은 임신 34주까지 이뤄지므로 임신 34주가 되기 전에 태어난 신생아는 자발적 호흡이 어려워 의료적 도움이 없으면 생존 확률이 낮다. 이런 아이들은 신생아에 특화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전문가에 의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NICU로 옮겨진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인큐베이터가 있는 곳인데 이른둥이에게는 생명의 보루인 셈이다. NICU에서 아기들은 24시간 맥박,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점검받고, 폐성숙이 완료되는 34주 전에 태어나 체중 1.5㎏ 미만인 경우 인큐베이터 안에서 생활한다. 인큐베이터 치료는 보통 재태주령 34주 이상이고 체중이 1.8㎏ 이상 돼 스스로 체온 조절이 가능하면 중단된다.

좋은문화병원 성민정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은 20일 "조산아는 호흡곤란이 오는 경우가 흔한데, 이때 산소를 투여한다든지 필요하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신생아집중치료를 하면 생존율은 24주에는 20%이지만 25주에는 50%까지 증가하는 등 하루에 약 4%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최근 만혼으로 노산이 증가하고 시험관아기 시술에 따른 다태아가 늘다보니 이른둥이가 많아지면서 NICU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태어난 신생아 43만5435명 중 2만9174명(6.7%)이 이른둥이였다. 2004년 이른둥이 비율(4.6%)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1%포인트나 늘어났다.

■정산분만아 응급치료도 담당

NICU에 미숙아나 저체중아만 오는 것은 아니다. 조산이 아닌 정상주수에 태어난 만삭아들도 호흡곤란이 오거나 신체에 다른 이상이 생기면 이곳을 찾는다. 분만은 변수가 많아 산모와 아기에게 자칫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임신 중 태아검사에서 태아에게 이상이 발견되거나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출산 후 NICU로 옮겨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다니던 병원에서 NICU를 갖춘 병원으로 옮겨서 분만하는 경우도 생긴다. 성 센터장은 "신생아들과는 말이 통하지도 않을뿐더러 신체기관이 작고 약해 숙달된 전문의와 전문시설이 필요하다. 현재 임신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면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주변에 NICU를 운영하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놓거나 출산할 병원을 선택할 때 우선순위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성민정 좋은문화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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