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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④] 꼰대와 꼰데레의 사이,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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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뜻이 확장되고 있다. 꼰대의 사전적 의미는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 또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다. 처음 꼰대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사전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그 의미가 점차 확장되면서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람을 두고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 2030대 직장 상사와 학교 선배를 두고 ‘젊은 꼰대’라는 말이 등장하며 나이의 벽도 허물어졌다. 최근에는 수평적인 관계에서도 꼰대질을 하는 ‘동기 꼰대’를 비롯해 꼰대질은 하지만 마음씨가 착한 사람을 뜻하는 ‘착한 꼰대’, ‘꼰데레(꼰대+츤데레 합성어)’ 등의 신조어도 등장할 정도다. 문제는 ‘꼰대’의 남발이다. 자신에게 불편한 사람을 마냥 ‘꼰대’라고 부르며, 올바른 조언에도 귀를 닫아 버리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대학교 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3학년 남녀와 직장 생활 5년차 이상 남녀를 만나 꼰대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국제신문 영상팀
-내가 생각하는 꼰대의 의미

A(여·23) : “나 때는 이랬어!” 과거에 대해서 계속 얘기 하는 걸 말하는 것 같다.

B(남·23) : 일종의 갑질? 자기 시대의 배경으로 현대의 시대를 바라보는 사람을 말하는 것 아닌가.

C(남·34) : 옛날에는 나이 많은 분을 비하하는 식으로 얘기 했던 것 같다. 요즘은 젊은 꼰대라는 말도 있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D(여·34) : 가르치려고 드는 사람, 잔소리하는 사람, 뭐 이런 사람을 꼰대라고 하지 않나.



-주변에서 만난 꼰대들

A : “남자는 해병대 아니가.” 제 앞에서 군부심을 부리던 동기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입대도 안했을 땐데.

B : 대학교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거는 해병대 꼰대다. 대체적으로 힘든 곳에서 복무하신 분들이 꼰대질을 하는데, 해병대가 가장 심한 것 같다. 군부심으로 미필자나 여자 후배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다.

C : 의견은 물어 보는데 결국은 자기 의견으로 무조건 밀고 나가는 선배가 간혹 있다. 이럴 거면 내 의견은 왜 물어 보는 건가.

D : ‘늦게 왔네!’ ‘아직 멀었어?’라며 웃으면서 흘려 말하던 부장이 생각난다.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다 하는 선배.



-꼰대가 싫은 이유

A : 꼰대는 우리나라 가부장제의 산실이 아닐까. 상명하복의 관계로 후배는 무조건 ‘네’라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싫다. 쓸데없이 간섭하는 선배들을 보면 ‘나한테 밥이라도 한 번 사주고 그런 얘기를 하냐’라는 생각이 든다. 애정을 가지고 하는 선배는 티가 난다. 애정을 담은 선배의 충고를 후배는 다 알아 차린다고 생각한다.

B : 군대 문화가 넘어 온 거라고 생각한다. 아랫사람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조언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명령적으로 말하는 선배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말하는 방식의 문제도 있다고 본다.

C : 꼰대라 불리는 선배가 자신이 겪었던 일을 토대로만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받아들이기 힘들다. 올바른 얘기를 해도 그냥 그 선배를 따라 하는 게 싫으니깐, 방어하는 경향도 있다. 그런 부분은 반성한다. 꼰대가 무조건 비하해야 할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D : 실상 꼰대라고 불리는 선배나 나이 많으신 분들은 자기가 꼰대라는 사실을 모른다. ‘선배 꼰대예요’라고 웃으면서 얘기를 해봐도 ‘자기는 아니다’며 고칠 생각을 안 한다.



-나도 꼰대가 아닐까.

A : 작년에 학생회장을 했었는데, 그때 매일 걱정했다. ‘혹시 꼰대라고 불리진 않을까’라는 고민. 행사를 진행할 때 후배에게 장기자랑을 시킬 경우가 있는데, 안 할 수는 없어서 후배와 같이 장기자랑을 준비한 적이 있다.

B : 딱히 학교에서 후배들과 부딪힐 일이 없어서 그런 걱정은 안 해봤다.

C : 제가 신입일 때 받아들였던 게 잔소리였다면, 지금 제가 하는 건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 한 번씩 ‘내가 꼰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D : 후배들과 일적인 부분이나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안 할 수는 없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나도 꼰대 일지도 모르겠다.



취재=국제신문 영상팀 i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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