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제 ‘임핀지’ 건강보험 적용
- 전문의 상담 통해 치료 받아야

폐암은 지난 20년간 국내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폐암 사망자는 전체 암 가운데 가장 많은 1만7969명이었고,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34.8명으로 가장 높다. 그 범위를 지구촌으로 넓혀도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암이 폐암이다. 그래서 ‘암 중의 암’ ‘걸리면 죽는 암’이란 무서운 별칭을 갖고 있다.

폐암의 주 원인은 흡연이다. 폐암의 약 70%가 흡연에 의해 발생한다. 폐암의 심각성과 조기 발견을 위해 정부도 지난해 8월부터 30갑년(하루 평균 피우는 담배갑 수×흡연 기간) 이상 흡연한 만 54~74세 폐암 고위험군을 국가암검진에 포함시켰다.

부산대병원 김미현 호흡기내과 교수가 국내 암 사망 부동의 1위인 3기 폐암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폐암, 국내 암 사망 부동의 1위

폐암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암 자체의 악성도가 높은 데다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폐암 조기 발견율이 20.7%인 반면 위암(61.6%) 유방암(57.7%) 대장암(37.7%)은 이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폐암의 조기 진단이 힘들고 사망률이 높은 것과 관련, 부산대병원 김미현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에는 신경이 없어 암이 자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며 “암이 커져 감각신경이 분포하는 가슴벽과 뼈, 기관지를 침범해야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땐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완치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X레이를 통해선 진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데다 폐암으로 인지할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증상이 있더라도 흔한 기침이나 가래와 같이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냥 넘기거나 동네 의원에서 초기 폐암으로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연유로 폐암 환자의 60%가 비교적 늦은 병기인 3, 4기에 진단된다.

조기 발견된 폐암은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치료 등을 통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3기부터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아 생존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3기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5%에 불과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3기 폐암은 전이의 정도, 폐기능 등으로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그동안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요법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이 방법 이후 추가로 진행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기다림이 전부였다.

■면역항암제 생존율 50%까지 ↑

최근 폐암 환자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면역항암제 ‘임핀지’의 등장이 그것이다. 그동안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50% 가까이 향상됐다는 최신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술이 어려운 3기 비소세포 폐암(폐암의 80~85%)의 기존 표준요법인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면역항암제로 1년간 치료받은 환자의 49.6%가 4년 뒤에도 생존했다. 이와 함께 4기로 진행되는 위험을 35%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면역항암제인 임핀지가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되면서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도 줄었다.

김미현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3기 비소세포 폐암도 임핀지라는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보다 높은 생존율은 물론 완치까지 기대하며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수술이 어렵다고 해서, 말기라고 해서 낙담하기 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