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직장 내 성폭력 의혹 사건 처리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또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외부 기관을 지정해 사건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BIFF는 15일 이용관 이사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31일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대해 먼저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권고 절차에 따른 내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허 전 집행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한 점과 관련해 “사건 진상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다만 지난 2일부터 허 전 집행위원장의 사직 효력이 발생했고, 사직 수리 철회는 위법하여 번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BIFF 측은 “투명한 사건 처리를 위해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상담센터를 외부 진상조사단으로 지정했다”며 “조사가 종료되면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와 영화제 사과문을 게시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영화제는 현재 조직 쇄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영화제의 특성을 반영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매뉴얼을 보완하고 제도적 장치를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1일 사의를 표했던 허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와 영화계의 요청으로 복귀를 고려하던 중 직장 내 성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허 전 집행위원장은 BIFF 측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전달했으며,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여 사표를 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