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서 조종국 해촉안 채택
- 혁신과제 도출 등 난제 산적

- 이용관-남동철의 공방도 시끌
- 혁신 아닌 시간끌기로 비춰져
- 올해 영화제 정상개최 불투명

15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임시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다음 세 가지다. 오는 26일 오후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각각 열고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안을 안건으로 올려 의결한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의 직무대행 업무 수행을 위한 규정을 마련한다 ▷혁신위원회 구성과 역할을 의논한다 등이다.

남송우 BIFF 이사가 15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임시이사회가 끝난 뒤 이사회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이에 따라 BIFF 사태가 터진 이래 한 달 넘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해촉 건은 갈피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시민사회는 조 운영위원장의 사퇴가 현재 BIFF 사태의 시작점이므로 이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강하게 제기된 이용관 BIFF 이사장의 사퇴 사안은 이날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관심을 끌어온 혁신위원회 논의를 오는 26일 이사회와 임시 총회에서 하기로 해 사태가 진전될지 관심을 모은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는 지난달 9일 BIFF가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임명하자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이틀 뒤인 11일 사의를 표명하고 잠적하면서 불거졌다. 그 뒤 한 달 넘게 지난 지금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악화일로를 가고 있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 왔다.

오는 10월 4~13일로 예정된 올해 28회 BIFF를 예정대로 치를 수 있을지 불안감 또한 증폭됐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전력투구하는 부산시는 BIFF의 좋은 이미지를 활용하기는커녕 BIFF 사태에 따른 이미지 추락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BIFF 자체의 이미지 추락은 힘겹게 끌어올린 영화도시 부산의 명성의 추락을 뜻한다. 서울의 한 영화산업 관계자는 “최근 영화영상 콘텐츠 환경이 바뀌면서 BIFF 자체에 관한 관심이 떨어진 상태에서 현재 외화수입사나 배급사가 올해 BIFF에서 영화를 틀지, 협찬이나 이벤트를 할지 망설이며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BIFF 이용관 이사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가 쇄신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사유화 논란’ 등 BIFF의 고질 해결의 방향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폭넓게 제기되면서 그간 ‘조종국 운영위원장 사임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던 영화계는 ‘이용관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상황은 악화됐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와 이 이사장 사이에 최근 오간 공방 또한 이 이사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올해 BIFF를 준비할 직무대행을 맡기로 돼 있는 남 수석 프로그래머가 지난 12일 이사와 집행위원들에게 ‘임시총회 소집 의결서’를 보내 “총회에서 집행위원장 대행 권한을 정관에 명문화해 대행을 선출할 것과 조 운영위원장 거취에 대해 결정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이사장은 이 행위를 놓고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사장으로서 간과하기 어려운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총회에서 직무대행으로의 역할을 부여받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보겠다”는 내용으로 지난 13일 이사진과 집행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화계에서는 이 이사장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또 한 번 비판이 들끓었다.

남 수석 프로그래머의 행위가 정관에 따른 정당한 것이었으며 이 이사장이 조 운영위원장 거취나 이사회·혁신위와 관련해 ‘혁신’을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끈다는 해석이 더욱 강하게 제기됐고 이는 영화인들을 자극했다. BIFF 사태가 터졌을 당시 ‘BIFF의 사유화 논란 해소’와 ‘누적된 고질적 문제 혁신’에 목표는 집중됐지만 한 달 넘게 사실상 쇄신·혁신이 이뤄진 게 없어 비판과 우려는 커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