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병원 소화기센터에서 김주훈 과장이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보통 ‘위내시경’이라 하면 식도 및 위에 대한 검사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위내시경의 정확한 표현은 상부 위장관 내시경이다. 인체의 상부 위장관은 식도부터 위, 십이지장까지를 뜻한다. 내시경으로 상부 위장관의 내부 상태를 직접 관찰하면서 진단하는 것이 위내시경이다.

　그렇다 보니, 건강검진의 위내시경 검사에서 ‘십이지장염’이란 진단도 종종 나온다. 다소 생소한 이 질환을 진단받으면 불안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십이지장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C자 형태의 소화기관으로, 췌장과 담낭(쓸개)에서 분비한 효소를 통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위액으로 일부 소화하고 나머지를 소장으로 내려보낸다. 소화를 돕는 위액에는 단백질 소화와 살균에 관여하는 위산(산성물질)이 포함돼 있다

　십이지장염은 이 같은 위산이 과다 분비된 상태에서 헬리코박터균이나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의 원인으로 십이지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위산이 과다 분비되면 위장관을 자극하고 속 쓰림 등의 다양한 소화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나치게 뜨겁거나 찬 음식, 신맛이 강한 음식, 딱딱한 음식, 강한 향신료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면 위산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십이지장염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관찰하고 진단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헬리코박터균 조직 검사가 이뤄진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김주훈(전문의) 과장은 “십이지장염이 있으면 복부 팽만감, 속 쓰림, 구역, 신트림,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규칙적인 식사를 하되 십이지장염이 심하면 하루 5∼6회 소량씩 나눠 섭취해 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위액 분비를 자극하는 커피, 술, 담배 등은 피하고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 등을 섭취하는 것이 위점막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김주훈 과장은 또 “십이지장염의 증상에 따라 위산분비 억제제, 제산제 같은 약물요법을 시행하는데 식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관리를 잘 하면 4∼6주만에 염증을 치유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지도에 따라 약물치료 및 식습관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만일 십이지장염을 계속 방치하면 궤양으로 이어지거나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