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위암에 간 전이까지 의심되는 70대가 간·담도·췌장과 대장, 위장관 외과 전문의 4명의 협진을 통해 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2개의 원발성 암과 간에까지 전이된 환자를 협진을 통해 동시 수술에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온종합병원 간·담도·췌장과 대장, 위장관 외과 전문의 협진팀. 왼쪽부터 김건국 센터장, 백승현 과장, 주재우 부장, 최기복 센터장. 온종합병원 제공

온종합병원은 간담췌외과 김건국 소화기암수술센터장, 외과 백승현 과장, 주재우 진료부장 팀이 지난달 30일 대장암과 위암에다 간 전이까지 의심되는 70대 환자 A 씨에 대해 7시간여에 걸친 협진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수술 직후 중환자실에서 한차례 위험한 상황을 맞았으나, 심폐소생술 이후 빠르게 회복돼 지난 20일 퇴원했다. 그는 앞으로 온종합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A 씨는 명치 아래 통증과 함께 하복부 불편감이 지속했고, 입맛도 없는 데다 식사를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 그는 헛구역질에 대변보는 것까지 힘들어지자 지난달 중순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던 A 씨는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위암과 대장암으로 진단 받았다. 위암은 조기였지만, 대장의 종양이 8×6㎝로 컸다. 림프절 전이로 3기에 해당했다. 심지어 대장암이 간에까지 전이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A 씨는 종양이 워낙 간문맥과 가까운 데 자리 잡아 수술 도중 출혈이 많았다. 그는 수술 당일 중환자실에서 급박한 상황에 빠졌으나, 심폐소생술로 위기를 넘겼다. 백승현 과장 등 외과 집도의 팀은 수술 이튿날 영상인터벤션센터 최기복 센터장에 의뢰해, 울혈 등으로 문합된 간정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스텐트 삽입을 시행했다. 백승현 과장은 “두개의 원발암과 간 전이까지 이뤄진 환자에 대한 수술은 고난도에다 사례가 흔치 않다. 마침 같은 병원의 숙련된 영상의학인터벤션 전문의를 믿고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암 수술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온종합병원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 병원장은 “암 수술을 포함해서 그동안 수천 건의 외과 수술을 해봤지만, 전문의 3명이 동시에 참여해 협진으로 각각의 종양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집도의들이 호흡을 맞춰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