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수강생 모두 만족도 높아
- "시간 부족·진행 미숙" 지적도

이번 주 치러지는 1학기 기말고사를 며칠 앞둔 지난 7일. 점심때 동평중 수학실에서는 한 학생이 조선의 건국 과정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내용을 설명하고 앞에 앉은 학생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는 한편 틈틈이 필기했다.

지난 7일 동평중 수학실에서 '3급 교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역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평중은 기말고사를 대비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2주에 걸쳐 학생들이 직접 교사로 나서 친구들을 가르치는 '3급 교사'로 이름 붙인 독특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3급 교사'라는 명칭은 중등교원 임용시험을 통과한 2급 교사의 바로 아래라는 의미로, 교사가 아닌 실력 있는 학생이 다른 친구들을 가르치도록 하기에 정식 교사는 아니지만, 교사와 다름없는 역할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끼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쉬운 말로 내용을 전달하면 쉽게 이해되고 학습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올해 도입됐다. 지난 1학기 중간고사에 이어 이번 2기 3급 교사에는 전교에서 29명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교내의 다른 행사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많고 적극적이다. 교사로 나서는 학생들은 직업 체험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만족감도 높다. 과목별로 많은 학생이 자기 특기를 활용한 재능기부 형태로 봉사하며 보람을 느꼈다. 또 수업을 들은 학생들도 서투르기는 하지만 교사의 수업과는 다른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담 없이 질문을 던지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 과학 과목의 교사로 참여한 2학년 전재현 군은 "친구들의 공부에 내가 도움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청했다. 수업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며 재미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학생으로 참여해 수업을 들은 2학년 전재현 군은 "시험 대비를 위해 수강을 신청했는데 수업도 유익했고 간식도 받아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교사로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시간이 점심때 식사를 빨리 마치고 해야 해 20분 남짓으로 제대로 내용 전달을 하기엔 너무 짧았다고 지적했다. 또 '3급 교사'를 선정할 때 따로 선발 절차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희망자를 모두 받아들이기 때문에 수업을 들은 학생 사이에서는 교사의 수업과 별 차이가 없거나 수업 준비와 진행이 미숙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강주연(기술) 교사는 "교사 선정에 좀 더 신중을 기하고 제기된 다른 불만사항을 보완해 앞으로 지속해서 '3급 교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우 학생기자 동평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