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비싼 것만 입는 것 아냐”

- 규정 풀어달라 학교에 잇단 건의

올 겨울 대한민국에선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다. 벤치파카로도 불리는 롱패딩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패딩으로 일반 패딩보다 몸의 많은 부분을 감싸줘 큰 보온성을 가진다. 특히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이 자주 입고 나오면서 연령대에 구별 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롱패딩의 인기는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다. 교복만으로는 겨울 추위를 견디기 힘든 학생들 사이에도 롱패딩 유행이 급속도로 번졌다. 이러한 가운데 부산에서 롱패딩 착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있어 일부 학생들 사이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부산진구의 A 중학교는 ‘유행’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롱패딩 구입하는 것을 막고자 착용을 금지했다. 높은 가격과 안전 사고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겨울 학생들 사이 유행하는 롱패딩 제품의 가격은 39만 원, 39만9000원이며, 이 외에도 유명 브랜드의 경우 30만~40만 원의 고가를 자랑한다. 여기에 롱패딩의 경우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이 때문에 지퍼를 잠글 경우 보폭이 좁아 계단을 오르거나 혼잡할 때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 학교로 가는 길은 좁고 경사진데다 주위에 다른 학교가 있어 등굣길이 혼잡한 편이다.

이에 학생들은 롱패딩 착용 금지의 취지는 좋지만 이에 앞서 자유를 억압당했다는 주장이다. 25일 현재 부산 남부 교육청 관할의 38개 중학교 가운데 이 학교만 롱패딩을 금지하고 있으며, 학교 측의 이유만으로는 과도한 복장 규제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모든 롱패딩이 비싼 것만은 아니고,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판매량이 높은 롱패딩 가격은 10만~20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한다. 한 학생은 “롱패딩이 아닌 평범한 패딩 역시 유명 브랜드인 경우 기본은 10만 원을 넘어간다. 롱패딩을 금지하는 이유로 높은 가격을 지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두 번째로 지적한 안전성 역시 학생들은 “롱패딩을 입을 때 항상 끝까지 잠그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넘어질 가능이 높아진다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경제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도 있다. 금지령이 내려지기 전에 인터넷으로 롱패딩을 주문했는데, 수령했을 땐 금지령이 내려져 학교에 입고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 학생은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학교에서 금지령을 내려버리니 당혹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학교 측은 아직 롱패딩 착용 금지 규정을 풀어달라는 학생들의 건의에 마땅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정우 학생기자 동평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