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모델링 분야 권위자

부산대 통합기계관 11층에 위치한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실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악셀 팀머만 단장이 부산대에 오기 전에 근무했던 미국 하와이에서 공수해왔다고 한다. 그는 피아노의 정체를 궁금하게 여기는 취재진을 위해 즉석 연주를 들려줬다. 수준급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이 사무실에 울려 퍼지자 기자는 순간 콘서트장에 왔다는 착각에 빠졌다. 그는 연구만큼이나 피아노 연주를 좋아해 사무실에서 수시로 피아노를 친다. 그는 “피아노를 연주하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뇌의 다른 영역을 자극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샘솟게 한다”며 “피아노 연주는 제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악셀 팀머만 단장이 단장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그는 “음악적 경험을 살려 다른 학자의 연구 결과를 뒤따라가기보다 그들이 아직 던지지 않은 질문을 끊임없이 하며 기존 틀에서 벗어난 창의적 연구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스펙트럼은 특유의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고기후학, 기후역학, 기후변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해양학 등을 다채롭게 넘나들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막스플랑크 기상학연구소 창립자인 클라우스 하셀만 교수를 지켜보면서 호기심 기르는 법과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하셀만 교수는 팀머단 단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그는 “미술을 전공한 아내와 부산에서 함께 살며 부산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팀머만 단장에게 한국 생활 첫 해인 지난해 개인적 경사도 났다. 지난해 4월 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지구과학연맹 총회에서 밀란코비치 메달을 수상했다. 이 상은 기후변화 및 모델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주는 세계적인 상이다. 수상식 후 팀머만 단장은 ‘인류 대이동에 관한 천문학적 이론’을 주제로 지구 자전축 및 공전 궤도 변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초기 인류의 대륙 간 대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특별강연했다.

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