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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색깔도, LCD 액정도 만드는 ‘신비의 가루’

최희규 창원대 교수가 펴낸 ‘세상을… 작은 가루 이야기’

  • 국제신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1-31 19:34:3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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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쓰임새 다양한 분체공학
- 초·중등생 눈높이 맞춰 설명
- 휴대전화 액정도 가루로 제작돼
- 기저귀에선 흡수 높이는 역할
- 밀가루 1280억 개 모여야 1㎏

‘우리는 매일 아침, 칫솔에 치약을 짜서 이를 닦습니다. 아빠는 커피를 마시며 하루 업무를 시작하고, 엄마는 외출하기 전에 화장을 합니다. 또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휴대전화 액정을 터치하면서 인터넷 뉴스를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더러워진 옷을 빨려고 세탁기에 세제를 넣고, 도서관에서 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복사해 오기도 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빵이나 떡볶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기도 하지요’.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수시로 이용하거나 먹는 것은 모두 가루다. 우리 삶과 가루는 공기나 물처럼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런 가루의 신비를 연구하는 학문인 ‘분체공학’을 전공한 창원대 메카융합공학과 최희규 교수가 최근 초·중학생을 위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가루 이야기’를 출판했다. 책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여러 형태의 가루와 각각의 특성을 설명한다.

‘요리에 쓰이는 가루’ 부문은 우리가 주로 먹는 가루를 이야기한다. 밀가루와 설탕이 대표적이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짜리 밀가루 한 봉지에는 지구에 사는 75억 인구의 17배나 많은 약 1280억 개의 밀가루 입자가 들어있다. 적은 빗물로도 쉽게 생산이 가능한 장점으로 인해 밀농사는 쌀보다 더 먼저 시작됐다. 또한 빻아서 만드는 밀가루와 달리 설탕은 사탕무나 사탕수수에서 나오는 즙을 여러 번 끓여 만든다.

‘축제에 쓰이는 가루’ 코너에서 불꽃놀이에서 다양한 색을 결정하는 것은 가루라고 설명한다. 노란색 불꽃은 나트륨 가루, 붉은색은 스트론튬 가루, 보라색은 칼륨 가루, 파란색은 구리 가루, 녹색은 바륨 가루를 이용해 낸다. 기저귀가 오줌을 단시간 내 흡수해 아기 엉덩이가 뽀송뽀송하게 유지될 수 있는 비결도 물을 빨아들여 부풀어오르는 고분자 가루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고분자 가루는 보통 몇십 나노미터(㎚) 크기여서 눈으로 볼 수 없다. 밀리미터로 표현하자면 0.000001㎜다. 조그마한 비닐조각 하나에도 지구 인구보다 많은 고분자 가루가 들어있다.

   
‘스마트한 가루’ 파트에서 저자는 우리가 매일 보는 휴대전화 액정도 가루라고 말한다. 모니터에서 색상을 나타내는 액정은 ‘액체’와 ‘결정’의 줄임말로, ‘액체이면서 고체’ 또는 ‘고체이면서 액체’일 수 있는 물질이다. 보통 컴퓨터 모니터를 LCD라고 하는데 이는 ‘Liquid Crystal Display’의 줄임말로 액정을 뜻한다. 액정은 평소에는 고체의 성질을 지니다 전류를 흘려주면 액체의 성질로 바뀐다. 액정 가루들이 액체 상태가 되면 움직이는데 그 틈새 사이로 빛이 비틀리며 통과하면서 모니터의 색상이 다양하게 보여지는 원리다. 즉 모니터 단위인 픽셀에 전압을 다르게 내보내 액정이 비틀어지는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통과되는 빛의 양을 달리해 여러 색을 표현해낸다는 것이다.

우리를 위해하는 가루인 미세먼지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몸으로 들어가면 각종 염증을 유발한다. 미세먼지가 폐에서 염증을 일으키면 호흡기 질환이 되고, 혈관으로 들어가면 온몸을 돌면서 심장이나 혈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봄철에 주로 심하다. 계절풍인 편서풍 영향 때문인데 서쪽에는 중국이 있고, 우리나라 서부에도 주로 미세먼지를 많이 일으키는 화력발전소가 모여 있다.

이 밖에도 책은 치료하는 가루인 가루약, 세재로 주로 쓰여 깨끗하게 해주는 탄산수소나트륨 가루, 우주선이 타지 않게 도와줘 우주의 신비를 밝히게 도와주는 파인세라믹 타일 등 여러 가루를 소개한다. 최 교수는 “가루 연구자로 평생을 살아가는 제게는 어떻게 하면 가루의 신비를 잘 알릴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이번 책을 계기로 우리 주위에 널린 가루의 쓰임과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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