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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상 속 과학 <5> 파도 막는 테트라포드

무게중심 낮은 정사면체 더미… 파도의 힘 분산시켜 방파제 보호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3 18:50:2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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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모로 던져도 마름쇠’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해도 실패가 없다는 뜻이다. 삼각뿔이라고도 불리는 이 물건은 아무렇게 던져도 3개의 뾰족한 침이 아래를 받치고, 하나의 침은 늘 위로 향하게끔 돼 있어서다. 그래서 옛날 부잣집 마당에 방범용으로 쓰였다. 전쟁 때는 침에 독을 묻혀 여기저기 뿌려놓아 적의 침입을 막는 유용한 수단이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 연화리 앞바다에 설치된 테트라포드. 국제신문 DB
마름쇠가 부산의 바닷가에서 파도를 막기 위해 포진하고 있다. 바로 테트라포드다. 테트라포드는 파도나 해일로부터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바다의 도시인 부산이기에 우리는 어디에서나 이를 쉽게 볼 수 있다. 테트라포드는 몰아닥치는 거센 파도의 힘을 버텨낼 수 있는 형태를 지녔기 때문이다.

테트라포드와 마름쇠는 그 형태가 거의 일치한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테트라(tetra)는 ‘4’를, 포드(pode)는 ‘다리’를 말한다. 각 면이 모두 합동이면서 정다각형이고,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를 정다면체라고 한다. 모든 정다면체는 어디서 보아도 형태가 같고, 무게중심도 입체의 가장 중앙에 있다. 정다면체는 세상에 오로지 5개만 존재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완벽한 균형을 가진 5개의 정다면체를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물질의 형상과 연결하기도 했다. 플라톤이 ‘불’의 형상으로 연결한 것이 바로 정사면체이다. 합동인 정삼각형 4개로 이루어진 정사면체는 무게중심이 정다면체 중에 가장 낮아 제일 안전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마름쇠.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정사면체의 무게중심을 찾으려면 뿔에서 바닥으로 수직선분을 내린다. 나머지 3개의 뿔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선분을 그리면 모든 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데, 바로 그 점이 무게중심이다. 무게중심은 바닥에서 뿔까지를 4등분 했을 때, 4분의 1자리에 위치한다. 테트라포드는 이 무게중심에서 각 뿔로 그은 선에 다리를 만든 형태이다. 그래서 잘 굴러가지 않는다. 설사 파도에 의해 움직이더라도 늘 그 모습을 유지한다.

테트라포드의 다리 사이의 각은 어떤 각도를 재어도 약 109.5도이다. 이 각도 사이로 다른 테트라포드 다리가 서로 맞물려 빽빽하게 공간을 채우면서도 곳곳에 작은 틈새를 만들어낸다. 파도가 치면 수많은 테트라포드 더미로 이루어진 굴곡이 파도를 부수고, 틈새로 바닷물을 흐르게 해 파도의 힘을 분산시킨다. 이러한 이점으로 테트라포드는 파도를 막는 데 가장 인기가 높았다.

근래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강한 태풍과 높은 파도가 잦아져 이의 기능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두 개를 결합하거나 재질의 변화 등으로 테트라포드가 변신 중이라고 한다. 인공물인 테트라포드조차 지구환경에 맞춰 진화하는 셈이다.

이은정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교육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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