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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넓게 보기-을숙도] 오늘의 을숙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4-02-26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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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자동차전용극장에서 시민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회사원 윤병선(29·부산 사하구 당리동)씨는 요즘 주말 데이트 겸 영화관람을 위해 을숙도로 간다. 윤씨는 “복잡한 시내에 갈 필요없이 을숙도에서 낮에는 놀고 밤에는 영화를 볼 수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주부 최종순(35·부산 북구 덕천동)씨는 휴일 낮이면 가족과 함께 을숙도문화회관으로 향한다. “공연도 보고 회관 앞 넓은 광장에서 아들(7)이 마음껏 뛰놀며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좋다”는 최씨는 “도심 건물숲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을숙도는 더없는 놀이터”라며 활짝 웃었다.

을숙도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빼어난 자연환경에다 최근 몇년새 문화회관, 자동차전용극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종합 문화·레저 휴식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일요일인 지난 22일 오후 을숙도 상단부의 휴게소 일원.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구둑 기념탑 광장 등 곳곳이 행락객들로 붐볐다.

딸과 함께 연을 날리는 아빠, 2인승 자전거를 타는 젊은 여성들, 뒤뚱거리며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는 젊은이, 축구장에서 시합에 열중하는 동호인팀 등등.

가족과 함께 온 홍윤수(37)씨는 “2~3년전에 비해 문화회관과 자동차극장이 새로 생기고 편의시설도 많아지면서 을숙도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둠이 내린 오후 7시께. 기념탑 아래쪽 자동자전용극장(베스트시네)에는 180여대의 승용차가 줄지어 들어찬 가운데 최근 인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영되고 있었다. 입장료는 승차인원에 관계없이 대당 1만4000원. 상영횟수는 하루 세차례. 극장측은 “이용객이 평일에는 1회 상영당 70대 가량이지만 주말·휴일엔 거의 꽉 찬다”고 자랑했다.

을숙도 변화의 심장부는 을숙도문화회관. 2002년 10월 문을 연 이곳은 1만여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 대공연장(798석)을 비롯해 3개 전시실, 야외 놀이마당 겸 공연장(원형무대 200여평), 잔디광장(3100평), 테니스장(코트 8개면) 등의 시설을 갖췄다. 공연장에는 어린이 관련 프로그램의 대관 요청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회관에 따르면 개관 이후 대관 실적은 지난해말까지 공연 82건(187일), 전시 28건(218일).

김진문 회관장은 “회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을숙도는 단순히 운동·휴식 공간이었으나 이제는 문화·예술의 향취가 풍긴다. 특히 인근에 경제자유구역과 명지주거단지 등이 있어 을숙도문화회관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색이 문화공간이지만 상징 조각품이 한 점도 없어 아쉽다. 회관측은 “오는 5~8월 이곳 광장에서 ‘2004 부산비엔날레 조각 프로젝트’가 개최되고, 행사 이후 일부 조각품이 무상 기증되면 야외 광장 일부를 조각 공원으로 꾸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관 건물 서쪽에서는 연못 쉼터 조성공사가 진행중이다.







전체 시설 규모에 비해 이용도는 떨어져 △공연 프로그램 다양화 △홍보 강화 △접근성 향상을 위한 셔틀버스 운행(지하철 하단역~회관)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구둑 준공 기념탑 앞에 있는 ‘물 홍보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관리단이 운영하는 이곳은 요즘 새단장 작업이 한창이다. 수자원공사측은 “물 과학관 및 지역문화교류관, 방문센터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이름도 ‘물 문화관’으로 바꿔 오는 8월 개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을숙도는 하구둑을 중심으로 상단부와 하단부로 나뉜다. 상단부는 놀이·휴식시설들이 몰려있는 데 비해 하단부 일대는 철새도래지이자 생태보호 구역으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철새가 뜸한 철이지만 탐조객들의 발길은 여전하다.

사하구청 을숙도관리사무소 이판열씨는 “휴일이면 환경단체 철새 탐조객과 일반인이 200명가량 다녀간다”면서 “강원도나 전라도 등 타지역에서도 간혹 철새와 습지 구경을 하러 온다”고 말했다.

하단부에는 또 생태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이곳엔 낙동강에코센터와 야생 조류치료센터, 생태 학습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옛 쓰레기매립장 일대에는 흉물처럼 방치됐던 공장 건물이 철거되고 사후 관리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청소시설관리사업소측은 “요즘 침출수가 하루평균 200t가량 나오는데 이는 2~3년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하단부 해상처리장 가는 해안도로가에는 일본인 7명이 망원경을 이용해 탐조활동에 열을 올렸다.

이들은 일본의 탐조동아리 회원들로 하루전 페리편으로 부산에 도착한 뒤 곧바로 전북 군산시로 이동, 탐조활동을 하고 이날 을숙도로 건너온 것.

이들을 안내한 O여행사 소속 가이드 이모씨는 “일본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미리 군산과 을숙도 2곳을 탐조여행지로 결정하고 입국한 철새마니아들”이라며 “다른 관광은 아무리 권해도 일체 사양하고 오직 철새관찰만 하다 내일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이 일본인들은 철새이동 경로를 따라 캐나다 등 외국으로도 자주 나간다고 덧붙였다.사하구청 철새감시선 전성부 선장은 “강원도 등 타지역의 철새동호인은 물론 사진동호회나 식물분포를 조사하는 사람들도 자주 찾는다. 이들 중에는 부산에 업무차 왔다가 을숙도를 찾는 사람도 꽤 된다”고 덧붙였다.

/ 글 = 구시영기자 ksyoung@kookje.co.kr
/ 사진 = 강덕철기자 kangdc@kookje.co.kr
/ 그래픽 = 옥경미기자 oko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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