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양쪽 산자락이 온통 금강송으로 빼곡히 들어차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 '금강송 미림단지'.

# 봉화춘향 -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각광

경북 내륙의 오지 봉화엔 또 하나의 유명한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춘양면 서벽리 문수산 자락. 춘양면 소재지에서 강원도 땅 영월로 향하는 지방도에서 꼬불꼬불 임도를 올라야 만난다. 이곳 금강송은 이른바 '춘양목'으로 유명하다.

임도 끝 지점에 이르자 양쪽으로 붉은 색 금강송이 하나씩 자태를 드러낸다. 이곳 금강송은 80㏊ 정도로 울진에 비해서 규모는 작다. 수령 또한 평균 45년으로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치의 뒤틀림 없이 곧게 뻗은 붉은 색 소나무 행렬은 울진의 그것에 못지 않다.

서벽리 금강송 숲은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궁궐이나 한옥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숲인 것. 때문에 일정 굵기 이상의 나무엔 모두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다. 현재 번호가 매겨진 나무는 1487그루. 산허리 임도 옆 81번 번호가 붙은 잘 생긴 나무가 눈에 띈다. 이곳 금강송의 최대 지름인 62㎝에 조금 못미친 60㎝로 높이는 25m라고 적혀 있다. 한 그루에 800만 원가량 한다고 한다. 이곳 금강송의 가격은 보통 500만~600만 원. 보통 소나무의 10배 정도다.

임도를 따라가다 소화전 안내시설이 있는 벽돌건물 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40여 분 소요되는 산책로에선 춘양목의 속살과 전모를 접할 수 있다.


- 가는 길

워낙 오지에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울진에서 영주간 36번 국도~현동 삼거리 지나~봉화 춘양 삼거리에서 영월 방향 지방도~춘양역 지나~서벽리 왼쪽 도심3리 도심교(구거왕 고지 황터 비석) 건너~사과밭 아스팔트 소로 지나 비포장로 산길. 문의 영주 국유림관리소 (054)633-7278

경북 울진 대광천 금강송.

# 영양수비 - 금강송 미림단지… 절경도 그만

소나무 하나하나가 울진의 그것처럼 우람하진 않지만 금강송 숲 전체가 아름다운 곳이다. 때문에 산림청에서 '미림단지'로 지정했다.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일대 1939㏊의 넓은 소나무 숲이다. 바닷가인 평해에서 백암온천을 거쳐 영양으로 가는 구주령 정상 부근에 있다.

이곳 금강송은 지방도 주변 산림이어서 비교적 찾기가 쉽다. 구주령을 넘자마자 만나는 옥녀당이란 사당이 시작점이다. 이곳에서 차로 10여 분 내려가는 지방도 주위가 온통 금강송 군락지다. 우선 옥녀당 맞은편 검마산 자연휴양림 표지판 옆으로 난 산책로로 들어서 보자. 산림청에서 올해 이곳 1㎞가량을 금강송 산책로로 조성했다. 산길 주위론 군데군데 다른 나무와 함께 아름드리 금강송이 곳곳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옥녀당에서 5분 정도 차로 내려와 본신리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이 이곳에서 군락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길 양쪽으로 온통 불그스름한 적송 무리가 푸른 솔잎 속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일부러 심은 조림지가 아닌데도 거의가 금강송으로만 빼곡히 차 있다. '미림(美林)'이란 이름에 걸맞게 동양화 한 폭을 옮겨 놓은 듯하다. 옥녀당에서 내려오는 10여분 남짓한 이 길은 금강송 드라이브 길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정도이다. 쉬엄쉬엄 쉬어가며 절경에 취해보자.

- 가는 길

평해에서 영양 방면 88번 국도~백암온천~구주령 고개 정상 지나 왼쪽으로 옥녀당 사당. 특별한 표지판이 없으므로 구주령 정상서 조금 내려와 왼쪽으로 옥녀당 사당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 영덕 국유림관리소 (054)732-1604

울진 소광리 숲에서 가장 아름답게 자라 '미인송'이라 불리는 금강송.

# 영덕 창주 - 아름다운 숲 모범 보인 전시림

경북 영덕군 영해에서 영양군으로 넘어가는 두 군의 경계인 창수령. 낙동정맥이 지나는 창수령 정상 주변에 '창수 전시림'이 있다. 이곳은 금강송 군락지는 아니다. '전시림'이란 이름처럼 가래나무 소나무 잣나무 아까시나무 등 14개 수림을 조림한 곳이다. 1975년부터 1981년까지 산림청에서 이 일대 170㏊에 시범 조림을 한 것. 소나무도 금강송은 일부이고 일반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창수림은 정상 주변에서 바라보는 울창한 숲 전체의 모습이 포인트다. 창수령 정상 도로 주위는 깎아지른 경사지에 14가지 조림수 군락이 병풍처럼 들어서 있다. 같은 녹색이라도 수종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아름다운 숲가꾸기의 모범인 셈이다. 영양 금강송 미림단지처럼 도로 주변 어디서든 내려서 숲을 감상해도 좋다.

전시림의 속살을 보고 싶다면 산책로로 들어가 보자. 영해에서 창수령 정상을 넘어 영양 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자라목쉼터 못미쳐 양쪽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왕복 1시간 정도면 온갖 수종으로 둘러싸인 숲속에서 마음껏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 가는 길

영해에서 영양 방면 918번 지방도~창수면 소재지 지나~창수령 정상 주변 길 양쪽. 문의 영덕 국유림관리소 (054)732-1604

글 = 장재건 기자 jjk@kookje.co.kr
사진 =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