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조명으로 환하게 불을 밝힌 동래읍성의 야경. 국제신문DB

- 1호선만 타도 부산 역사 여행지 풍성
- 대구 광주 대전도 지하철 여행 가능

설 연휴에 일가친척들과 분주한 날을 보내고 나면 가까운 곳으로 가서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이럴 때는 도심에서 전철이나 도시철도를 타고 즐기는 것도 좋은 여행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설 연휴 가볼만한 곳'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도심지에서 도시철도 또는 지하철을 이요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들이다. 이들 중 부산과 대구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타고 역사기행

가야시대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만끽할 수 있는 지하철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당일 여행을 하기에 앞서 4500원짜리 1일권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동래·금정·중구 지역이 역사 여행지로는 최고다.

먼저 과거의 부산 역사를 만나 보기 위해 복천박물관을 찾아가자. 동래역 4번 출구에서 6번 마을버스를 타면 복천박물관 앞에 내린다. 복천박물관은 부산 복천동 고분군(사적 273호)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복천동 고분은 4~6세기 가야의 생생한 흔적이 있는 가야 지배층의 무덤이다. 복천동 고분군 주변으로 성곽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송상현 동래부사가 전사한 동래읍성이 있다.

길이가 무려 17㎞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금정산성도 둘러보자. 금강공원의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금강공원까지는 동래역 4번 출구로 나와 1-1번 마을버스를 타도 되고, 온천장역에서 내려 걸어갈 수도 있다.

그 외 범어사역에서 내려 90번 버스를 타고 가면 해인사, 통도사와 더불어 영남의 3대 사찰로 꼽히는 범어사를 둘러볼 수 있다.

원도심 지역에서도 부산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다. 중앙역과 남포역, 자갈치역은 원도심 여행의 진입로나 마찬가지다. 주변에 40계단 문화관, 부산근대역사관, 용두산공원 등 부산 근현대의 발자취뿐 아니라 남포동 BIFF광장, 국제시장, 부평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하철 타고 가며 김광석 노래를

대구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반월당역 일대는 번화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반월당역과 중앙로역에서 내리면 1㎞ 이내에 수많은 여행지가 있다. 동성로, 대구백화점, 2·28 기념중앙공원, 국채보상운동기념관·공원, 동인동 찜갈비골목, 경상감영공원, 대구근대역사관, 따로국밥집, 진골목,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옛 제일교회, 계산성당, 이상화 서상돈 고택, 근대문화체험관 계산예가, 현대백화점, 동아백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2호선 경대병원역 3번 출구로 나서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갈 수 있다. 방천시장과 신천대로 옹벽 사이에 난 이 길에는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의 벽화가 있고, 그의 노래가 애잔하게 흘러나온다. 골목 입구에서는 김광석이 기타를 메고 나무벤치에 앉아서 노래를 부른다. 벤치 옆자리에 앉아 김광석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김광석을 모티프로 그린 벽화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