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진평왕릉. 진평왕은 신라의 삼국통일 직전 최초 여왕인 선덕여왕의 아버지다. 국제신문DB

- 경주 왕릉·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 제주 거문오름 등 명품 유산들 즐비

늦겨울과 이른 봄의 경계에 서 있는 2월 한국관광공사는 '이달의 가볼만한 곳'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들을 선정했다. 그 중 몇 곳을 추려 소개한다.

■경주에서 만나는 왕들의 자취

천년고도 경주에는 신라 천년왕국을 이끌었던 왕들의 자취가 곳곳에 배어있다. 눈만 돌리면 왕릉들이 즐비하다. 궁궐터였던 월성 앞의 오릉, 태종무열왕릉과 진흥왕릉 진지왕릉 등이 인접해 있는 경주 서악동 고분군(사적 142호), 선덕왕릉과 그의 아버지 진평왕릉, 감은사지와 수중릉인 문무대왕릉에 이르기까지 왕들의 흔적으로 점철된 곳이 경주다. 그리고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신종(국보 29호) 역시 왕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산이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판과 장경판전

가야산 자락,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국보 32호·우측 사진)과 장경판전(국보 52호)를 일컬어 '불심으로 제작하고 지혜로 보존한'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고려 고종 24∼35년(1237~1248)에 제작했다. 현존하는 대장경 중 가장 방대하고 오래된 것으로, 마치 한 사람이 새긴 듯 동일하고 아름다운 글자체, 오·탈자가 적은 정교함, 완벽한 내용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대장경을 봉안한 장경판전은 조선 성종 때(1488년) 완공되어 5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대장경판을 보관하면서 건축적으로 그 원형이 잘 보존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제주 거문오름, 용암 동굴의 시작점

오름은 새로운 눈으로 제주를 발견하는 장소다. 오름에 올라, 오름 사이를 지나며 만나는 제주의 풍경 때문이다. 수백개에 달하는 오름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로 제주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중 으뜸은 화산활동 이야기다. 화산활동 이야기는 대부분 용암이 지표면을 뚫고 나온 '분화구'에 있다. 분출된 용암이 흘러가며 만든 용암 계곡과 동굴, 바위의 형태로 알 수 있는 용암의 종류, 화산활동 당시 만들어진 화산탄 등이다. 분화구의 생생한 현장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굴의 중심지인 거문오름(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서 볼 수 있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솟은 용암이 바다를 향해 흐르면서 만든 선흘수직동굴, 벵뒤굴, 웃산전굴, 북오름동굴, 대림동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