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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물 때 들어왔다가 썰물 때 빠져 나가지 못하고 갇힌 물고기를 잡는 생태체험장. |
- 7헥타르 가두리 양식장 보유
- 현대화 건물 즐비, 자전거 해안도로도
- 통영 섬마을 중 유일한 정보화 마을
- 달아항서 섬나들이호로 10분만에 도착
경남 통영시의 570개 섬 가운데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으로는 학림도가 손꼽힌다. 달아항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불과하다. 도선을 타면 눈깜짝할 사이에 학림도에 도착한다. 섬에서는 육지에 있는 통영수산과학관과 유럽풍의 숙박시설로 유명한 리조트가 한눈에 들어 온다. 그만큼 육지와 가깝다. 학림도는 학이 많이 서식하고 송림이 울창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섬의 형세가 하늘을 나는 새의 모양을 닮았다 해서 일명 '새섬'으로도 불린다.
■관광 휴양섬으로 도약한 부자 섬
배가 학림도 앞바다에 이르면 대규모의 가두리양식장이 눈에 먼저 띈다. 이 섬이 가두리양식장의 주산지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모두 7㏊에 달한다. 섬에 살고 있는 60가구 중 절반 이상이 가두리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섬들에 비해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다.
섬 마을에 내리면 조형물이 있는 자그마한 광장을 중심으로 학림휴양관 등 현대화된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촌집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세련됐다. 바닷가를 따라 형형색색으로 칠해진 자전거 해안도로는 깔끔하고 비경 또한 빼어나다. 이 해안도로를 따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성인·어린이용 자전거 30여 대가 상시 준비돼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2㎞가량의 해안도로 비경를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는 이미 저만치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섬에는 바지락 체험장과 바다생태 체험장, 해송 공원, 바다 전망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바다 전망대에서는 오곡도와 비진도, 멀리 욕지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섬이 이렇게 관광휴양섬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학림지구 어촌·어항관광지 조성사업'이 2012년 완료된 데 따른 것이다. 국비 등 모두 57억 원이 투입됐다.
학림도는 남해안 일대 섬 가운데 부자 섬으로 유명하다. 마을에서 직접 휴양관과 펜션을 관리하고 자전거 대여 등으로 벌어 들이는 수익금이 만만찮다. 특히 어촌계원들이 운영하는 가두리양식장에서 올라 오는 주수입원은 막대하다. 이 곳 해역은 천혜의 조류 소통을 보여 적조 피해마저 없는 청정해역이다.
■정보화·어촌체험마을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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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하이킹 하고 있는 관광객들. 이 섬을 찾는 또다른 재미다. |
학림도는 통영 섬마을 중 유일한 정보화마을이다. 2006년 당시의 행정안전부가 정보화마을로 선정한 후 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3억 원의 예산 지원으로 마을 인터넷 홈페이지(http://haklim.invil.org)를 구축하고 마을정보센터를 건립했다. 가구마다 PC도 보급됐다. 대부분 컴맹이었던 주민들이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률로 따지자면 섬마을 중 국내 최고 수준이다. 섬 주민들은 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해양 휴양지로 변모한 비경 등 각종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국에 홍보하고 있다. 또 섬에서 생산된 활어와 각종 수산물 등을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마을 주민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학림도는 바지락 캐기 등 어촌체험마을로도 전국에 이름나 있다. 조류 소통이 좋아 바지락의 신선도가 뛰어나고 씨알 또한 굵은게 특징이다. 자갈과 모래가 깔진 바지락 체험장에서는 조금만 걷어내도 금새 바지락이 손에 잡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초보자도 한 바가지를 쉽게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바지락은 지천에 깔려 있다. 어른들에겐 바지락 캐는 옛 향수를, 어린이들에게는 갯벌의 작은 생명체들과 만날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충분하다. 마을에서는 호미, 양동이, 장화 등 모든 준비물을 구비하고 있다. 다만 어자원 보호를 위해 1인당 최대 채취량을 5㎏으로 제한하고 있다. 바지락 캐기 체험은 물때에 맞춰 수시로 열린다. 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약을 받는다. 어촌체험마을 문의는 (055)642-1917나 박능출 이장( 017-566-7555)에게 하면 된다.
■교통 접근성 뛰어난 섬
학림도는 달아항에서 운항하는 '섬나들이 호'의 취항으로 찾기가 한결 편해졌다. 이전에는 통영항에서 출발해 1시간가량 소요됐지만 이제는 직항로를 이용하면 10분이면 충분하다. 섬나들이호는 오전 7시50분, 11시, 오후 2시10분, 4시40분 등 하루 4차례 운항한다. 계절 등에 따라 운항 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선장에게 운항 시간 확인은 필수다.(선장 010-4547-7348)
섬나들이호는 달아항을 출발해 학림도~송도~저도~연대도~만지도 등 5개 섬을 순환 운항한다. 섬나들이호의 조연제(63) 선장은 고향이 학림도다. 그는 "하루에 고향 섬마을을 8번이나 들락날락거린다. 섬 사람들의 뱃길을 열어주는 이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림도에는 60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이들 주민의 절반가량이 통영시내에 아파트를 별도로 구해놓고 있을 정도로 삶의 여유를 누린다. 섬을 찾는 사람들은 바지락 캐기를 체험하거나 자전거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탐방객들이 대부분이다. 마을에서 직영하는 펜션과 마을 부녀회장이 운영하는 유일한 식당이 있어 숙식 문제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섬 곳곳이 낚시포인트라 마을 선착장이나 방파제는 늘 낚시꾼들로 붐빈다.
# 뒷산 2㎞ 지겟길 복원, 탐방객에 새로운 매력 확신
■ 학림도 박능출 이장
학림도의 박능출(75) 이장은 섬을 찾는 탐방객에게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탐방로 정비가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옛날 섬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오르내렸던 마을 뒷산에 2㎞가량의 지겟길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가뜩이나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토양 특성상 기존 지겟길은 숲이 우거질대로 우거져 있는 상태다.
마을 주민들은 새 탐방로를 개설하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지겟길을 정비하자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박 이장은 "송림이 울창해 각종 약초와 희귀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 만큼 탐방로를 정비할 경우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이장은 학림도에서 태어나 줄곧 이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인다. 조류 소통이 좋은 천혜의 자연 비경을 둔 까닭에 싱싱한 해산물을 즐겨 먹어서라고 한다.
가두리양식업이 번성할 당시 최일선에 뛰어들어 꽤나 돈도 벌었다. 통영 어촌계장 협의회장을 10년 간 역임할 정도로 수산분야에서는 이름도 날렸다.
박 이장은 부자 섬에 살고 있어서인지 얼굴에 별다른 그늘진 곳은 없어 보인다. 다만 최근들어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외지에서 섬을 찾는 관광객이나 낚시객들이 늘면서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약초를 무단 채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섬을 좀 더 아껴주고 사랑하면 후손대대로 간직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학림도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물이 푸르디 푸르고, 숲이 우거져 해송 공원이나 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비경이 압권이라고 말한다. 박 이장은 "요즘은 바지락이 제철이라 학림도를 찾기에 딱 좋은 시기다. 자연과 함께 하는 휴양의 섬을 방문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