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의 공존, 존재에 대한 성찰, 애니메이션 특유의 앵글 등으로 실사 영화화가 어렵다고 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가 할리우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초 실사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로 탄생했다.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중 한 장면.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서 인간의 뇌와 기계의 몸으로 다시 탄생한 메이저는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을 이끄는 리더다. 메이저는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카 로보틱스를 파괴하려는 테러 조직을 쫓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다. 실제 메이저는 누구이고,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인간과 기계의 합성, 기존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심은 기억의 부조화에 따른 존재에 관한 성찰을 보여줬다. 특히 서로 연결된 인공지능을 통해 소통하는 진일보한 기술과 이에 따라 상대의 뇌에 침투해 기억을 해킹한다는 설정은 수많은 영화에 영감을 줬다. 원작이 지닌 요소들을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는 잘 구현해냈다. 가상현실 세계를 다룬 '매트릭스'와 타인의 꿈에 접속하던 '인셉션'을 섞은 듯한 느낌도 든다.

실사영화화되면서 가장 기대했던 점은 화려한 비주얼과 액션이었다. 미래와 과거를 뒤섞은 듯한 도시는 현대적인 마천루와 과거의 낡은 아파트가 공존하는 홍콩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여기에 메이저가 탄생하는 첫 장면은 영화 전체에 기대감을 준다. 메이저가 전신을 투명하게 만드는 광학미체슈트를 입고 펼치는 현란한 액션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찬사를 받았던 장면으로, 메이저가 고층 빌딩 옥상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낙하하는 장면은 아름다울 정도다. 무엇보다 메이저 역을 맡아 인간과 기계의 중간 지점을 표현해야 했던 스칼렛 요한슨은 심각한 표정 속에 온기를 느끼게 하는 어려운 연기를 해냈다. 어제 개봉.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