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화장·침선장·조선장 등과 협업
- 3개월간 워크숍 등 창작 작업

한 분야에 일생을 바친 장인과 이제 막 자신의 예술 세계를 시작한 청년 예술가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거둘까.

	부산 청년문화단체 '초량1925'가 지난해 동구 초량동에서 진행한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 수정동' 프로젝트에 예술가와 주민이 참여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 초량1925는 올해 생활 장인과 청년 예술가의 만남을 주선하는 '비 메이커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초량1925 제공

부산의 장인과 청년 예술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청년문화예술단체 '초량1925'는 청년과 장인을 잇는 프로젝트 '비 메이커스(B-Makers)'를 진행하고 있다.

'비 메이커스'는 부산과 경남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와 생활기술 장인의 협업을 주선하는 프로젝트다. 농익은 기술과 열정으로 한 분야의 장인이 된 이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을 시도하는 청년 예술가가 만나 서로 배우고, 또 새로운 기술과 예술을 탄생시킬 영감을 받을 자리를 마련하고자 기획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청년 예술가들의 네트워크 형성도 주요 목적 중 하나다.

초량1925는 지난달 말까지 비메이커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장인과 예술가를 모집해 청년 예술가 4명과 장인 4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장인은 불화장(불화) 권영관 씨와 침선장(옷) 송년순 씨, 조선장(배) 김창명 씨가 참가를 확정 짓고 청년 예술가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워크숍도 함께 하기로 했으며, 또 다른 분야의 장인도 한 명 더 섭외하고 있다. 또 디자인, 춤,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를 희망해 프로젝트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오는 14일 첫 만남을 가진 뒤 8~9월 청년 예술가들이 해당 분야 장인의 작업 현장을 보고 작품 탄생 과정을 살피며 장인의 예술혼을 배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0월에는 장인과 청년 예술가의 만남으로 빚어진 결과물을 내놓고, 그간의 과정을 소개하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는다.

초량1925는 부산 동구 초량동을 중심으로 원도심의 정체성을 연구하고, 생활 밀착형 예술 활동을 펼치는 청년문화단체다. 정만영 사운드 설치 미술작가가 대표로 있으며, 건축 미술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2015년부터 수정동과 초량동 일대에서 원도심 문화 프로젝트 '초량, 소리가 머무는 공명공간'과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수정동' 등을 진행했다. 이 작업을 통해 원도심의 다양한 공간과 문화 자원을 조사하고 전시와 설치미술 등 다원 예술로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또 부산의 원도심을 둘러보는 '부산유람단'을 운영하고, 초량동의 복합문화공간 '통의동보안여관'에서 국내외 작가 레지던시도 지원하고 있다.

'초량1925' 김혜경 기획자는 "우리 전통과 실험적인 현대 예술이 만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기회가 되리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오랫동안 한 분야에 매진한 장인의 노력과 태도가 젊은 예술가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