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띠 추상 선보이는 하태임 등
- 최근 미술시장서 선호도 높은
- 1970년대생 작가 한자리에
- 4월까지 BNK아트갤러리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연초다. 미술 세계에도 남들과 다른 생각, 다른 기법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작가들이 있다. 신년을 맞아 실험과 도전 끝에 나온 색다른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문호 작가의 ‘ Coexistence ’

부산 남구 문현동 BNK아트갤러리(부산은행 본점 1층)가 8명의 작가를 초청해 ‘새로운 물결’ 전을 열고 있다. ‘망치 작가’로 유명한 부산 출신 박주현 작가를 비롯해 JTBC 인기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소품으로 등장해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하태임 작가, 강세경, 권인경, 김남표, 윤종석, 문호, 마리킴이 참여했다. 모두 1970년대생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미술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작가들이다.

	하태임 작가의 ‘Un Passage No.171002’. BNK아트갤러리 제공

박주현 작가는 누군가 쓰던 낡은 망치의 나무 자루를 조각한 ‘Ballon’ 등 다섯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망치 조각 시리즈를 통해 문명의 시작부터 지속된 도구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관계를 뒤집었다. 낡은 망치 끝에 조각된 야윈 노인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일까, 도구일까. 한낱 도구로 전락한 인간을 탁월하게 은유했다. 이번 ‘Ballon’ 작품에선 노인이 하늘로 떠오르는 풍선에 연결된 끈을 잡고 있다.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잊어버리고 육중한 무게에 눌려 가까스로 현실을 버티는 현대인의 모습이 보인다.

추상화가 고 하인두의 딸로도 잘 알려진 하태임 작가는 특유의 색띠 추상 작품 두 점을 내놓았다. 생동감 있는 색깔과 매끄럽게 반복된 겹붓질은 작가 자신에게도, 보는 사람에게도 치유의 에너지를 건넨다.

	박주현 작가의 ‘Ballon’

마리킴이 창조한 커다란 눈의 ‘아이돌(Eyedoll)’ 캐릭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받는다. 인기그룹 2NE1의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를 장식한 캐릭터로 일반인에게도 익숙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풀어내면서도 현실적이고 대중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마리킴은 팝초현실주의의 새 영역을 이끌고 있다.

김남표 작가는 인조털, 목탄 등 오브제를 캔버스에 붙여 초현실주의 작품을 하다 최근 면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윤종석 작가는 주사기에 물감을 넣어 선을 긋는 과정을 통해 은은한 잔상 같은 풍경을 만든다.

권인경 작가는 한지 위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기도 하고, 오래된 책의 낱장을 붙여 시간성을 부여한다. 강세경 작가는 현대인의 욕망을 상징하는 화려한 자동차와 흑백의 풍경을 사실적인 묘사로 대비시켰다.

문호 작가는 인물이 담긴 풍경 사진을 컴퓨터를 통해 픽셀화 한 뒤 이를 그림으로 옮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감성이 동시에 담겼다. 오는 4월 13일까지. 무료. (051)246-8975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