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6개 부문을 휩쓴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한 번 콤비를 이뤄 이번에는 LA가 아닌 우주로 날아간다. 그것도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던 닐 암스트롱에 대한 이야기로 말이다.

‘퍼스트맨’ 스틸. UPI 코리아 제공

제임스 R. 한센의 저서 ‘퍼스트맨: 닐 암스트롱의 일생’을 바탕으로 한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이 어떻게 달 착륙 미션에 참여하게 됐고, 아폴로 11호 탑승 우주인들의 리더로서 성공적인 비행을 이끌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간 최초 달 착륙하는 모습이나 달에 성조기가 꽂힌 사진은 자주 봐왔고, 최초의 달 착륙 우주인이 닐 암스트롱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 최초의 발걸음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던 닐 암스트롱의 인간적 고뇌나 인생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간혹 최초 달 착륙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지만 초점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었다. ‘퍼스트맨’에도 그에 관한 이야기가 있지만 스쳐 지날 뿐 초점은 닐 암스트롱에게 맞춰져 있다. 달에 첫발 내딛는 순간을 과장하지 않으며, ‘미국 만세’로 읽힐 수 있는 달에 꽂힌 성조기도 롱쇼트로 살짝 비칠 뿐이다. 최대한 사실적인 상황을 전달함으로써 온전히 닐 암스트롱의 내면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우주영화가 지닌 스펙터클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16mm 카메라로 아폴로 11호 내부를 촬영한 장면 후에 65mm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달의 모습을 보이는 장면은 장관이다. 이 장면을 제대로 느끼려면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하길 권하겠다.

음악을 바탕으로 각각 성장 드라마와 로맨스를 보여준 ‘위플래시’와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전혀 다른 장르인 ‘퍼스트맨’을 연출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와는 또 다른 우주영화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개봉 18일.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