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육아 스트레스로 산후 우울증을 겪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끝도 없는 집안일 때문에 누군가 아이를 키워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텐데, 육아에 지친 엄마들에게 위로의 손을 건네는 영화가 ‘툴리’다.

영화 ‘툴리’ 스틸. ㈜콘텐츠판다 제공

남매를 키우고 있고, 최근 아기를 낳은 마를로는 육아를 도맡아 하며 점점 지친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완벽한 야간 보모 툴리가 찾아오고, 툴리는 육아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밤새 하며 마를로를 돕는다. 툴리 덕분에 여유를 찾은 마를로는 점점 자신의 삶을 찾고, 활기 있는 생활을 한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마를로의 모습을 보며 크게 공감할 것이다. 낮에는 회사에, 밤에는 게임에 빠져 있는 남편의 무관심 속에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와 밤새 울어대는 갓난아기를 키우며 벌이는 육아 전쟁은 안쓰럽기만 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만이 아니에요.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라며 등장한 슈퍼 보모 툴리는 한 줄기 빛이 된다.

‘툴리’는 육아맘뿐 아니라 현재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두에게 힐링을 준다. 영화에서는 육아를 덜어주기 위해 툴리가 찾아오지만, 관객들은 각자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툴리가 찾아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툴리는 현대인의 슈퍼 보모인 것이다.

하지만 ‘툴리’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후반부에 충격적인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툴리’의 매력이다. 이 반전은 잠시 멍한 상태를 만들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마를로를 연기하기 위해 22kg 이상 살을 찌우며 모유 수유 장면을 비롯해 대역 없이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샤를리즈 테론은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주노’, ‘영 어덜트’에 이어 다시 한번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과 디아블로 코디 작가의 ‘툴리’는 고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영화다. 개봉 22일.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