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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근심 날려보낼 수 있다면…바람 맞아도 좋아

연말 추천 명소 거제 ‘바람의 언덕’

  • 국제신문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8-12-12 19:09:1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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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마한 포구 도장포마을 가장자리
- 거제 8경 중 으뜸으로 꼽히는 관광지
- 마을서 동백숲 쪽으로 가면 더욱 운치
- 이웃한 ‘신선대’도 자연경관 빼어나

- ‘바람의 언덕’ 찾아가는 도로 곳곳
- 쪽빛 바다·몽돌 백사장 풍광 아름다워
- 휴대전화로 사진 찍어도 작품 탄생

목적지는 ‘바람의 언덕’으로 정했다. 바람의 언덕. 알 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경남 거제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이다. 12월의 첫 주말 거제를 찾은 것은 장목면에 최근 새로 문을 연 H리조트에 하룻밤 묵기 위해서였다. 바닷가 전망 좋은 곳에 들어선 이 리조트에는 주말인 데다 개장 효과까지 더해진 때문인지 가족 단위 투수객으로 넘쳐났다. 리조트 내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먹은 후, 바람의 언덕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장목면은 거제의 가장 북쪽, 바람의 언덕은 남쪽이다. 승용차로 이동하면 1시간 남짓한 거리다.
   
경남 거제시 남쪽 도장포마을의 ‘바람의 언덕’. 얼핏 보기에는 바닷가 마을의 평범한 언덕이지만, 이곳에 올라서면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올망졸망 늘어선 작은 섬의 아름다운 풍광에 지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마저도 즐겁다.
■한 해 정리하는 장소로 좋아

바람의 언덕은 도장포마을이라는 조그마한 포구의 가장자리에 자리 잡았다. 도장포마을이라는 이름이 재미있다. 파도가 잔잔해서 옛날 대한 해협을 지나가는 배들이 쉬어가기도 했단다. 원나라와 일본 등으로 무역하는 도자기 배의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도장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파도도 잔잔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바람의 언덕은 원래 지명이 ‘띠밭늘(띠가 덮인 언덕)’로 불렸으나, 2002년부터 ‘바람의 언덕’으로 이름을 바꿨다. 본격적으로 뜬 것은 2000년대 초반 인기 방송 드라마와 예능프로가 이곳에서 촬영되면서다. 한때 네티즌이 뽑은 ‘가고 싶은 여행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거제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필수 관광 코스답게 이날도 휴일을 맞아 찾아온 사람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바람의 언덕 자체는 바닥에 잔디가 깔려 있고, 뻥 뚫린 그냥 휑한 모습이다. 언덕에 올라서자 아름답게 탁 트인 바다 조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국토교통부가 뽑은 남해안 오션뷰 20선 가운데 한 곳이다. 거제에서는 구조라전망테크, 병대도 전망대와 함께 3곳이 포함됐다. 바람의 언덕에서 맞는 바람은 왠지 상쾌한 느낌이다. 한겨울 차가운 바람도 지금처럼 기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말을 맞아 지나온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장소로 추천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바람의 언덕에서 뒤편 동백숲 쪽으로 올라서면 풍차 하나가 눈길을 끈다.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거제시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관광객들의 기념사진 배경으로 인기다.

   
바람의 언덕 뒤편의 풍차가 이국적인 풍경으로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런데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관광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왕이면 도장포마을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곧장 오르지 말고 도장포마을을 왼쪽 아래에 두고 윗길로, 즉 동백숲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이 더욱 운치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여유를 가지고 동백숲 방향으로 가다 보면 저만치에 파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가 멈춰버린 듯 바람의 언덕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의 언덕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 더 좋다. 언제 찾아도 좋지만 동백이 핀 봄이면 더 아름답다. 거제시 홈페이지에는 ‘영국에 황량한 폭풍의 언덕이 있다면, 한국에는 아름답고, 넉넉한 바람의 언덕이 있다’고 적혀 있다.

바람의 언덕 입구에는 ‘바람의 핫도그’라는 간판을 내건 가게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핫도그를 볼 수 없다. 얼마 전 근처로 이사를 갔다. 대신 할인 쿠폰이 비치돼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 돌아나오다 이 쿠폰을 갖고 새로 옮긴 가게를 찾았다. 가게 안은 ‘바람 맞은’ 핫도그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람의 언덕을 찾았으면 바로 이웃한 신선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신선이 내려와서 풍류를 즐겼다 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신선대의 바위에 서면 수평선 너머 다포도, 천장산과 함께 다도해의 풍경이 펼쳐진다.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사이에 있는 해금강박물관은 1950~1980년의 지나간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장소로 아이들에겐 그때 그 시간을 보여 줄 수 있는 장소다. 1층은 옛 추억 속으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근현대전시관, 2층은 유경미술관으로 평소 보기 힘든 미술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바람의 언덕 아래 갯바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바람의 언덕을 입력하고 가는 길은 그 자체가 즐겁다. 도로 한쪽 방향으로는 내내 쪽빛 바다가 넘실대고, 같은 듯 다른 모습의 해수욕장과 어촌 마을이 이어져 심심할 틈이 없다. 반대편에 펼쳐진 산도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굳이 산 이름을 몰라도 좋다. 산 정상에 올라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더 넓게 더 멀리 보려는 등산객들도 끊이지 않는다. 도로가에 들어선 전망 좋은 카페나 식당을 들어가지 않더라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만 누르면 근사한 작품이 될 것 같다. 구조라해수욕장에 들러 겨울 바다의 백사장을 걸으며 여유를 즐겨도 괜찮다. 거제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장승포항도 볼 수 있고, 새로운 부활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웅장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바람의 언덕에 이르는 도로는 거제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학동은 지형이 학이 비상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몽돌이라 불리는 조약돌이 펼쳐져 있는 해변의 풍경은 가히 독특하며 약 3㎞의 주위 해안을 따라 펼쳐진 천연기념물 제233호 동백림 야생 군락지와 팔색조도 유명하다. 흑진주 같은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힌다.


# 임진왜란 첫 해전 승리 기념한 ‘옥포대첩기념공원’

■ 가볼 만한 곳

- 해전도 등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 전시
- 매년 6월엔 옥포대첩 제전 행사도 열어

   
옥포대첩기념공원 내 기념관 입구 전경.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과 동래성을 점령한 왜적이 계속 북상하자, 당황해 남해현 앞바다에 피신해 있던 경상우수사 원균은 율포만호 이영남을 이순신에게 보내 적의 상황을 알리고 구원을 요청했다. 전라좌수사 이순신은 휘하 장수와 의논한 끝에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조정에 알렸다. 원균에게는 양도의 수군이 집결할 장소를 약속했다.

조정의 출전 명령을 받은 이순신은 본영(지금의 여수) 앞바다에 집결한 휘하 장병과 전선을 점검한 뒤 모두 85척의 배로 전대를 편성했다. 5월 4일 이순신은 본영을 출발해, 소비포(지금의 고성군) 등에 머물며 원균과 작전을 짠다. 7일 거제시 옥포 근해에 이르자 척후장인 사도첨사 김완이 적을 발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때 도도가 지휘하던 왜선 30여 척은 홍백기를 달고 해안에 흩어져 있고, 왜적들은 포구로 들어가 재물을 노략질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군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이에 왜적은 당황하여 6척을 앞세워 해안을 따라 도주하기 시작했다. 아군은 이를 포위하고 맹렬하게 포격을 가해 왜선 26척을 격파했다. 이날 전투에서 탈출에 성공한 왜선은 몇 척에 불과하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왜의 함대를 처음으로 무찌른 옥포해전에 관한 기록이다.

거제시 옥포동의 옥포대첩기념공원에 가면 자랑스러운 옥포해전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옥포대첩기념공원이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은 것은 1996년. 총면적은 109.022㎡이다. 매년 6월 16일 전후 약 3일간 옥포대첩 기념 제전 행사를 하고 있으며 시설물로는 기념관, 효충사, 옥포루, 기념탑, 참배단이 있다. 참배단은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충’자로 형상화하였고, 옥포루는 팔작누각형 한식 건물이다. 기념관에는 해전도 등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기념탑은 높이 30m로 학익진, 전선, 태산 모양을 형상화하여 조선 수군의 진취적 기상을 표현했다.

글 ·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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