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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진짜 ‘맥덕’이라면 단 하나뿐인 맥주 만들어 즐겨야지

수제맥주 ‘홈브루잉’ 도전

  • 김미주 기자
  •  |   입력 : 2020-01-08 19:41:1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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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트 분쇄 후 당화된 맥아즙
- 걸러낸 후 홉 넣고 끓여 식혀
- 발효통 담아 효모 넣고 2주 발효
- 설탕 섞으면 1주일 후 탄산 생성
- 병입 후 2, 3일 냉장 보관뒤 완성

- 독특한 맛·향 내는 수제맥주
- 균에 쉽게 변질돼 소독 철저히
- 양조과정 공방서 체험하거나
- 시간 여유 없다면 키트 활용을

수제맥주의 세계는 심오하다. 물과 몰트, 홉, 효모 네 가지로 수십 종류(엄밀히 따지면 셀 수 없을 정도)의 맥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레시피로 맥주를 빚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집에서 직접 나만의 맥주를 만들고 즐기는 일을 홈브루잉(home brewing)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일찍부터 익숙한 문화지만 한국에서, 특히 부산에서는 접하기 어렵다. 지역 유일의 맥주 홈브루잉 공방인 수영구 크래프트브루어를 찾아가 홈브루잉 과정을 들어봤다.


   
크래프트브루어에서 홈브루잉 과정을 배우는 수강생들. 크래프트브루어 제공
맥주의 종류는 크게 라거(가볍고 청량한 맛)와 에일(묵직하고 깊은 풍미)로 나뉜다. 홈브루잉에서는 주로 에일을 만든다. 맥주를 발효할 때 라거는 10도, 에일은 20도 내외를 유지해야 한다. 별도의 냉장 장비가 필요한 라거보다 상대적으로 에일이 온도를 유지하기 쉽다.

먼저 만들고 싶은 맥주 종류에 맞춰 몰트와 홉을 고른다. 몰트는 싹이 난 보리인 맥아를 구워 가공한 형태를 말한다. 맥주의 색깔과 기본 맛을 담당한다. 과자처럼 바삭하고 가공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며 과일 빵 캐러멜 커피 등 맛도 다양하다. 이 몰트를 분쇄해 뜨거운 물에 넣으면 당분이 우러나온 맥아즙이 완성된다. 몰트를 분쇄할 때는 집에 있는 일반 믹서기를 쓰면 안 된다. 전용 분쇄기로 두세 번 분쇄한 알갱이 형태가 좋다. 가루 형태가 돼버리면 맥아즙에서 몰트를 건져낼 때 침전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맥아즙에서 몰트를 걸러낸 후 홉을 넣고 끓인다. 덩굴식물인 홉은 맥주의 향기와 쓴맛의 정도를 결정한다. 또 잡균의 번식을 방지해 맥주의 저장성을 높여주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끓인 맥아즙을 식혀 발효 통에 옮긴 후 효모를 넣는다. 맥아즙의 당분과 효모가 만나면 발효가 이뤄진다. 이때 색다른 맥주 맛을 위해 꽃차나 과일을 넣기도 한다. 발효 통에는 이산화탄소를 빼낼 수 있는 ‘에어락’을 꽂아둔다. 이 상태로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2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2주 정도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나면 탄산이 없는 밍밍한 맥주와 마주한다. 이제 자연 탄산만 만들면 된다. 맥주 1ℓ에 7g 정도의 비율로 설탕을 넣는다. 병 밑바닥에 가라앉은 효모가 다시 발효를 시작하며 탄산을 만든다. 손으로 페트병을 눌러보면 탄산이 늘어날수록 딱딱해지는 걸 알 수 있다. 일주일 정도 두면 자연 탄산이 채워진다. 이후 2, 3일 냉장 보관까지 거치면 나만의 홈브루잉 맥주가 완성된다.

   
홈브루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균으로부터 맥주를 지키는 일이다. 홉을 끓이거나 발효 통에 넣는 과정 등에서 공기 중에 떠도는 잡균이 맥주에 들어가기 쉽다. 이 경우 맥주 맛이 완전히 어긋나 공들인 홈브루잉을 망칠 수 있다. 특히 발효 통의 내부는 미세한 흠집만 나도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부드러운 솔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발효 통은 다른 액체나 음식을 담으면 안 되고 홈브루잉 전용이어야 한다. 플라스틱 재질이 가볍고 관리하기에도 쉽다. 직접 발효 통을 제작하려면 에어락을 꽂는 공간이 있어야 하고, 물 꼭지를 달면 병에 넣을 때 편리하다. 크래프트브루어 백은영 대표는 “홈브루잉의 시작과 끝은 모든 장비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련의 과정이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곰손’들을 위한 간편 홈브루잉 키트도 있다. 당분과 홉의 쓴맛을 뽑아낸 액체를 물에 섞어 효모만 뿌리면 완성이다. 소요 시간은 단 20~30분. 너무나 간단해서 매력적인 방법이지만 홈브루잉 마니아들은 잘 쓰지 않는다. 백 대표는 “정식 홈브루잉과 간편 키트의 차이는 원두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홈브루잉을 하면 계획과는 전혀 다른 맛의 맥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또한 마술 같은 일”이라며 “맥주를 좋아하면 일단 시도하길 추천한다.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홈브루잉을 하려면 홉(1) 몰트(2) 효모(3)를 주재료로, 에어락이 달린 발효 통(4)과 재료를 넣고 끓일 통(5)이 필요하다. 완성된 맥주는 전용 페트병(6)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홈브루잉한 맥주를 가지고 모여 서로 시음하고 품평하는 대회가 많이 열린다. 다음 달 22일 크래프트브루어도 홈브루어들의 교류를 위한 첫 번째 맥주 대회를 연다. 대회는 AHA/BJCP(미국 홈브루잉협회/맥주심사관 인증 프로그램) 주관 경연 방식에 따라 진행되며 출품비는 없다. 김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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