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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맞닿은 초원서 동해가 한눈에…강원도 ‘당일치기’ 가볼까

비행기로 떠나는 평창·인제·강릉 트레킹 여행

  • 국제신문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0-07-08 19:42:3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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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화 뒤덮인 길따라 선자령 오르면
- 해발 700m 대관령 봉우리 물결 장관
- 인제 아침가리 계곡 울창한 숲길 상쾌
- 고랭지 배추밭·별 투어 명소 안반데기
- 車에서 숙박하는 ‘차박’ 성지로도 부상

- 티웨이항공, 김해~양양 하루 3회 운항
- 1시간이면 도착해 편하게 즐길 수 있어

부산에서 강원도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로다. 특히 군 생활을 강원도에서 한 부산지역 남성이라면 동남아를 가는 것만큼이나 시간이 걸린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경부-상주영천-중앙고속도로를 이어서 타고 달리면 400㎞가 넘는 여정이고, 도로 사정이 원활할 때도 편도 6시간 넘게 소요돼 한나절을 길에 버려야 했다. 이 탓에 부산·경남지역의 산행·트레킹 애호가를 자처하는 이들에게도 강원 산간의 절경을 마주하는 여정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에서 한 여행객이 대관령 고위평탄면의 절경을 만끽하고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야 말로 강원도 ‘청정 자연’의 진수를 보여준다. 김민주 기자
그런데 지난달 티웨이항공이 하루 3회 부산과 양양을 잇는 하늘길을 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김해국제공항에서 1시간이면 양양에 당도해 1시간 거리에 있는 명품 트레킹로를 거닐 수 있다. 티웨이항공과 트레킹 전문 승우여행사에 따르면 이 하늘길을 통해 강원도를 찾는 부산·경남 여행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는 “부산-강원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트레킹 여행자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선자령의 야생화길 진풍경

안반데기 고랭지 배추밭에서 파르라니 솟아난 싹을 보자마자 ‘여름 냄새’가 진동했다.
양양국제공항에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40여 분 달리면 선자령이 있는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당도한다. 선자령은 본래 눈꽃 여행의 메카다. 강원도에서도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 손꼽히며, 매년 겨울 폭설이 몰아칠 때면 관련 소식을 전하는 뉴스의 배경으로 어김없이 이 일대가 선택된다.

하지만 여름철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야생화로 뒤덮여 있다. 산지의 바위 곁에서 주로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노란 기린초는 여느 초원의 민들레처럼 지천으로 피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노루오줌 천남성 물봉선 개다래 꿩의다리 등 야생화에 홀려 2.5㎞가량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걸으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맑은 날에는 강릉 시가지는 물론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동해 전망대’로 불린다.

전망대에서 해발고도 1157m에 이르는 선자령까지는 다시 2.5㎞를 걸어야 한다. 평창에는 1000m 넘는 고지가 400여 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 산의 고도는 기본적으로 700m에 달한다. ‘해피 700 평창’이라는 이 지역의 BI(Brand Identity)에는 이런 내력이 깃들어 있다. 전망대에서 시작된 다소 가파른 오르막을 꾸준히 오르면 그 유명한 대관령 고위평탄면이 펼쳐진다. 학창시절 ‘고랭지 농업’ 입지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이 특이한 지형은 처음 마주하는 이를 압도하는 비경을 품고 있다. 정수리가 닿을 듯 가까워진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초원과, 초원 위로 드문드문 자리한 흰색 대형 풍력발전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같은 지형은 횡계리 산 1-134 백두대간 선자령까지 이어져 고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김해공항에서 오전 8시35분 비행기로 출발해 이곳 선자령에 들렀다 하산하니 시계는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다.

■계곡트레킹 아침가리&차박 성지 안반데기

선자령 트레킹길 초입에 핀 여름 야생화 ‘기린초’.
인제군 백두대간 트레일 6구간 숲길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2018년, 산림청의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다. 방태산을 기점으로 인제·홍천군에 걸친 21㎞ 길이의 이 숲길은 전쟁의 화마와 폭염·물난리도 비켜 간다는 3둔(월·달·살둔) 4가리(아침·명지·연·적가리)를 끼고 있다.

이 숲길 구간 가운데 방동약수 인근 휴양림 관리 초소에서 아침가리를 끼고 하산하는 약 4시간 거리 코스를 찾았다. 아침가리라는 지명에서 ‘가리’는 사람이 살 만한 계곡이자,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난처를 의미한다. 아침가리는 해발고도 1388m의 구룡덕봉 기슭에서 발원하는 맑은 계곡이다. 부산에서 육로를 타면 초소까지만 7시간 넘는 여정이다. 비행편을 이용하니 비행 시간을 포함해 2시간 만에 이곳 초소에 다다를 수 있다.

초소에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따라 40여 분 내려가면 이 구간의 명물 ‘아침가리 약초상회’가 나타난다. 40년 산지기로 유명한 사재봉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종의 무인 매점이다. 컨테이너 상자 안팎에 과자와 통조림 등 각종 간식거리에 가격이 매겨져 있고, 계곡물을 냉각수로 삼은 목재 수조 속에는 각종 음료가 차갑게 보관돼 있다. 매겨진 가격에 맞는 값을 치르고 물건을 가져가면 된다.

여름가리 계곡 트레킹로 어귀의 약초상회.
약초상회는 너비 6, 7m에 달하는 아침가리 계곡을 본격적으로 조망하는 트레킹로가 시작되는 기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부터 약 3시간 여, 계곡을 따라 울창한 숲길을 내려간다. 이 구간에서는 통상 서너 번, 물이 불어났을 때는 10번 넘게 계곡 이쪽저쪽으로 건너다니며 하산해야 하는데 신발은 물론 때에 따라 허리춤까지 물에 적실 준비가 필요하다.

강릉 왕산면의 안반데기는 최근 ‘차박(차를 몰고 다니며 차에서 숙박하는 여행)’의 성지로 부상했다. 안반데기 여행의 키워드는 파르라니 싹을 내미는 고랭지 배추밭을 조망하는 트레킹, 그리고 별보기 투어다. 매년 7월 중순 본격적으로 움트는 배추밭의 전경은 보성 등지의 유명 녹차밭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장려하다. 운유촌을 출발해 멍에·일출전망대를 돌아오는 6㎞ 트레킹(안반데기 구간)에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별을 구경하려는 여행객은 밤 10시를 전후해 이곳 안반데기를 오른다. 1100m 능선에 자리해 사방이 탁 트여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새파랗게 흘러내리는 은하수를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한여름에도 고지대의 밤바람이 차 외투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새벽 별자리와 아름다운 은하수를 관찰한 뒤 차박을 감행하는 이들은 동해에서 떠오르는 선명한 일출을 목도할 수 있다.

글=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사진=승우여행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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