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첫 호…공연 비평글 담겨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가 지역 연극인들의 지성을 모아 연극 비평지를 펴낸다. 지역 연극 비평 분야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달 열린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현장.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제공

부산소극장연극협의회 최성우(극단 이그라 대표) 회장은 이달 말께 부산 연극 비평지 ‘재현과 성찰’을 발간한다. ‘재현과 성찰’은 협의회가 약 5년 전까지 계간지 형태로 발간하던 부산 공연정보지 ‘보고보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년부터는 상·하반기 두 차례 발행할 계획이다.

비평지에는 지난해부터 지난 8월까지 지역에서 공연된 연극들을 대상으로 연극 평론가들의 생각과 글이 담긴다. 부산지역 대표 극작가이자 평론가인 김문홍 극작가와 이성규 부두연극단 대표 등 지역 연극인들도 힘을 보탰다. 비평지는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발급받아 서점에 정식 유통될 예정이다. 본래 지난달 4~18일 개최한 부산소극장 연극페스티벌에 맞춰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조금 미뤄졌다.

최 회장은 지역 연극사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비평지 발간 의지가 컸다. 그는 지난해 3년 임기로 협의회장에 취임해 내년 3년 차를 맞는다. 최 회장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비평지를 발간할 수 있었다. 비평지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협의회장) 임기 내 ‘재현과 성찰’ 3년 치의 제작비를 확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해 최 회장 취임과 동시에 몇 가지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먼저 지역 소극장 상주 단체 위주로 열리던 연극 페스티벌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전국 작품을 공모받아 다른 지역 작품들을 부산에 선보이고, 또 지역 단체들도 타 지역 무대에 진출하는 교류 활성화 목적이 컸다. 그 결과 7개 작품 모집에 30개가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성과가 입소문 나자 올해는 기존 경남 통영과 연극 교류에 이어 한국소극장협의회를 통한 서울 대전지역과도 교류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보통 지하에 있는 소극장에서 곰팡이 같은 ‘쿰쿰한 냄새’가 난다는 편견도 없앴다. 최 회장을 만난 지난 7일 동래구 열린아트홀(지하 2층)에 들어섰을 때 특유의 칙칙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천장에 설치된 환기 장치 덕분이었다. “소극장협의회 소속 극장들 모두 환기 장치를 설치했다. 이제 소극장이 칙칙하다거나 곰팡이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는 옛말”이라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에는 서울에 본사를 둔 의료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어 협의회 소속 9개 단체에 의료비 30~4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협의회는 해마다 예산 1억 원을 확보해 공연 낭독 무대(8월)와 부산소극장 연극페스티벌(11월)을 개최한다. 연극인들의 도움으로 발간한 ‘재현과 성찰’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