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이야기도 전해야

지방분권화 시대에 중앙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속적인 지방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모든 지역주민의 바람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역 공동체 내에서 건강한 여론형성과 전달, 그리고 대안 제시는 지역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역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창조적인 방향 설정, 아낌없는 지원과 공정한 비판은 지역언론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제신문이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에 대한 스토리텔링 광맥을 캐고 원석을 다듬어 빛나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드는 '부산스토리텔링'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부산 발전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다. 기획기사와 오피니언, 사설 등을 통하여 꾸준히 스토리산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여 지난 4월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하였고 이후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사람&이야기' 면에서 '주영택이 발로 찾은 부산의 전설보따리'를 연재하고 있다. 부산지역 곳곳의 지명 유래와 전설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이 코너는 7월 23일 자로 39회를 기록했다. 7월 12일부터는 매주 목요일 '박창희 선임기자의 텔·미·스토리'를 역시 '사람&이야기' 면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전설과 대비되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지역 스토리를 전개하려는 듯하다. 수요일에는 '이윤택의 부산인물 스토리텔링'에서 부산 출신으로서 조선 세종시대의 최고 과학자인 장영실에 대한 스토리 '궁리(窮理)'를 연극소설로 연재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스토리텔링 기획시론'에 등장하여 부산의 스토리텔링 허브를 강조한다. 7월 10일부터는 주 1회 전면을 할애하여 '작가들이 쓰는 갈맷길 아라리'를 연재하고 있다. 갈맷길 주요 구간을 작품화하여 이야기와 감동이 흐르는 스토리워킹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작가들의 스토리 작품에 곁들여진 그림도 보기 좋고, 지면 하단의 작품현장에 대한 사진과 설명도 잘 어울린다. 한곳에 하나의 스토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곳이 어울려 하나의 스토리를 탄생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해내는 작업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스토리텔링' 작업이 부산지역 문화·관광의 발전과 더불어 주민 애향심 고취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토리를 발굴하여 보석으로 다듬고 문화·관광 콘텐츠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시민의 참여와 공감이 필수적이다. 지역 전문가들이 스토리 산업의 부흥을 위한 분위기를 주도하되, 시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여야 한다. 원석 발굴과 가공, 포장, 판매, 확산에 있어서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꿈과 감성'은 뜬구름이 될 수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 스토리 및 스토리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 비평 마당, 답사여행 등도 상시적으로 개최하고 그 내용들이 꾸준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감동하는 우리의 스토리들이 지역 문화, 예술, 산업과 함께 발전하여 마침내는 국제적인 스토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사람&이야기' 면에 우리가 늘 함께하는 나의 이야기, 가까운 이웃의 스토리도 실렸으면 좋겠다. 기관장이나 단체장, 업체 대표 등을 소개하는 비중을 줄이고,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하는 이웃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당 지역이나 분야의 스토리텔링과 연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기대의 스토리와 연계해 이기대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의 인생 이야기라든지, 자갈치시장 스토리와 함께 꼼장어구이집 자갈치 아지매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구수한 수다를 실어보는 것도 좋겠다. 기자가 발로 뛰어 찾아내는 기사도 중요하지만,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는 사실적이고 현장감이 있어서 좋다. 부산은 해양·수산도시이지만, 최근 해양·수산면의 다양화가 좀 부족한 게 아쉽다. 지역 언론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양·수산 관련 심층기사, 현장 종사자 이야기, 전문가 기고, 시민 제언, 정부 정책 등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사와 기획물이 게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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