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아동음란물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나주 성폭행범은 경찰에서 "평소 아동이 나오는 일본 포르노물을 보면서 어린 여자 아이와 성행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아동성범죄자 대부분 아동음란물 탐닉자로 조사됐다. 사회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밤새 아동음란물을 보다 못된 상상을 범행으로 옮기고 있다는 말이다. 제대로 피지도 못한 어린 목숨과 몸이 죄없이 희생되는 모습을 보면 이 땅의 어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다.

우리나라의 아동음란물의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아동성범죄자 대부분은 아동음란물 탐닉자로 밝혀진 바 있다. 가깝게는 지난 7월 경남 통영 초등생 살해사건, 2010년 김수철 사건, 2007년 안양 초등생 살인사건 범인들이 그렇다. 그런데도 여태껏 아동포르노를 근절하지 못하고 같은 범죄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학계는 국내 웹하드, P2P 사이트 등에서 연간 420만 건의 아동음란물이 다운로드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국 인터넷감시기구인 IWF가 2009년 기준 세계에서 아동 포르노물이 가장 많은 나라 '톱 5'에 한국을 올렸을 정도다. 아동음란물이 이처럼 만연하도록 도대체 정부는 무얼 했는지 모를 일이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아동음란물의 제작 및 수출입을 금하고 있지만 단속 실적은 거의 없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잠재적 아동 성폭행범을 키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내 아동음란물을 뿌리뽑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 제작 유통 실태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단속을 병행해 위법 사실에 대해서는 엄벌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또 아동음란물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감시자가 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