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파크' 앞으로도 지속 관심을
- 그린부산 기획 시의적절한 지적
- 해운대수목원 기사 현장감 눈길

- 성폭력 사건 너무 자극적인 접근
- 1면 실린 살해 용의자 얼굴 섬뜩
- 환경·에너지 문제 대안 제시를

- 제목·본문 오자들 품격 떨어뜨려
- 논란 중인 부산교육감 기고 불편
- 외부 필진 검증 다시 한번 해봐야

- 대선을 축제로 만들 기획 제안
- 지지율 중심 보도 공약들 묻혀
- 후보들 자질 냉철한 평가 기대

◇ 일시 : 2012년 9월 21일

◇ 참석위원(가나다 순)

▶강정아(책과아이들 대표)

▶김길녀 (시인)

▶김대오(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윤지원(부산대 신방과 3학년)

▶이국환(동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장병호(언론인)

▶황영우(부산발전硏선임연구위원·위원장)

◇ 본사 참석자

▶장병윤 논설실장

▶변영상 편집부국장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9월 정기회의가 지난 21일 열렸다. 위원들은 창간특집호를 필두로 내보낸 잇단 기획물들이 독자들에게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제작상의 크고 작은 실수는 신문의 질적 향상과 신뢰성을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병호 씨

▶장병호 : 창간 65주년 특집호가 풍성해서 좋았다. 그러나 사회 전반을 조명하기 위해 총 8개의 시리즈물을 선택하다 보니 양적 과욕이 앞선 느낌이다. 이 때문에 대선을 앞둔 기사 풍년 시점에 지면 압박이 심했던 것같다. '그린부산 품격을 높이자' 기획이 그 단적인 예다. 훌륭한 기획물임에도 연재 간격이 길어 식상하다. '잊혀진 부산AG 그 후 10년'은 부정적 측면보다 SOC 건설 등 긍정적 측면이 오히려 부각돼 기획의도가 빗나간 느낌이다. 명분을 잃고 실리를 얻었다는 게 결론인데, 과연 독자 입장에선 어느 쪽을 선택할지 의문이다. 이런 과거지향적 기획물보다는 미래지향적 기사들이 양산되길 바란다. 대선 기획물 '마이너리그도 잘 사는 세상-대선공약 제안' 기사의 제목에서 '마이너리그'는 잘못됐고 사람을 지칭하는 '마이너리거'가 옳다. 최근 기장군 내 체육시설 기사가 3건 게재됐다. 7월 24일과 9월 19일 자 9면 톱엔 기장군에 체육시설이 많아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며 문제점을 지적한 반면 8월 30일 자 2면 톱기사에선 기장군 내 야구장 4면 조성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한 신문에서 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군다나 기장군 내 체육시설은 월드컵빌리지, 군민체육공원, 생활체육공원 등 대부분 주민 편익시설이다. 이들 시설이 적자를 보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8월 31일 자 1면 사진설명이 중간 중간 끊겨 눈에 거슬린다. 8월 7일 자 사설도 한 줄이 비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9월 5일 자 '세비 20% 인상' 기사를 왜 5면에 실었는지 모르겠다. 사설에서 이 문제를 취급했지만 정치권에 대한 감시 측면에서 1면 게재가 더 바람직했다. 데스크 시각이 게재되는 날 말미에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란 문구가 늘 별항으로 붙는 데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자 10면 톱 제목 '구의회 두 달째 패싸움'은 '편싸움'이 맞다. 차장들이 쓰는 17일 자 '뉴스와 현장'엔 일부 오류가 보여 칼럼이 우습게 됐다.

	김길녀 씨

▶김길녀 : 3일 자 19면 '시민 참여 북항 재개발사업 라운드테이블 첫 워크숍' 기사는 현장에서 나온 얘기만 실어 아쉬웠다.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 지적도 다뤘으면 어땠을까. 북항은 부산의 얼굴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같은 날 14면 해외통신원 리포트는 앞으로 8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는 IYF(국제청소년연합) 회원들의 소식을 전하겠다는 좋은 기사다. 그러나 리포트에 참여하는 회원은 어떤 사람들인지, 이들이 과연 청소년인지, 국제청소년연합이 무엇인지 등이 독자들 입장에선 궁금했는데 구체적인 소개가 없었다. 5일 자 창간특집 '부산 문화저장고를 찾아서'는 다른 나라 미술관 운영까지 다뤄 좋았다. 그런데 인물 사진에 작품 기증 당사자와 작가들 사진도 넣었으면 어땠을까. '더 파크'는 꾸준히 다뤄야 할 기사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에 동물원이 하나 없다는 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8월 31일과 9월 3, 6일 자를 통해 계속 관심을 가져 좋았다. 8일 자 '부농을 찾아서' 기획은 최근 귀농과 귀촌에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는 좋은 기사다.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을 10일 자 1면과 3면에 걸쳐 게재한 것은 좋았다. 13일 자 1면 '부산발 학교폭력대책 정부정책에 반영'기사는 모범사례가 정부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14일 자 1면 '울산 자매 살해 용의자 검거'기사와 함께 쓴 용의자가 째려보는 듯한 한쪽 눈만 나온 사진은 섬뜩했다. 1면이 아닌 사회면에 싣거나 다른 사진을 실었으면 했다. 14일 자 '문화재 주변서 담배 못 피워요' 기사는 사진을 합성했다. 이런 기사는 공공성이 강해 홈페이지에서 계속 띄워 주면 좋을 것 같다. 14일 자 문화면 '부산 글과 몸짓으로 빚은 여명의 눈동자' 기사는 부산 춤꾼들이 중앙무대에 진출했다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강정아 씨

▶강정아 : 19일 자 오피니언면에 부산시교육감 기고가 실렸다. 부산시교육감의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아직 자숙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국제신문의 스토리텔링 주요 사업이 위트컴 장군 이야기를 다루다가 최근엔 갈맷길, 갈맷길 아라리, 텔·미·스토리 등으로 전개돼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반면에 '주영택이 발로 찾은 부산의 전설 보따리'는 풍성해 보인다. 따라서 스토리텔링 사업에서 이런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찾아내면 어떨까. 국제신문은 예전에 영남대로 등 그동안 연재해온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를 제대로 살려내는 게 더 좋아 보인다. 최근 대선 관련 기사가 많이 실린다. 선거가 전 국민이 한판 신명 나게 뛰어놀 수 있는 축제였으면 좋겠다. 코스타리카는 선거를 축제 형태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해 국제신문이 선거를 축제로 만드는 기획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대선공약 제안을 4회에 걸쳐 연재해 바람직했는데 그 시기가 너무 빨라 아쉬웠다. 지금 정도 실렸더라면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을 듯 싶다. 고리원전 1호기를 없애자는 시위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달 내내 벌어지고 있는데 국제신문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고리원전은 부울경의 중요한 이슈로 지역언론에서 놓치면 안 된다.

	윤지원 씨

▶윤지원 : 태풍 관련 보도가 아쉬웠다. 부산지역이 비록 피해는 적었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쏟아졌다. 부산지역은 비가 많이 온다고 했는데 다른 지역보다 휴교령이 늦었고 부산~김해 경전철이 중단될 때까지 이를 제대로 알리거나 태풍에 대비한 사전 점검 기사가 없었다. 또한 고교까지는 휴교한 학교가 있었지만 대학은 교수 자율로 휴교가 이뤄져 학생들이 태풍 속에 등교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언론에서 다뤘으면 어땠을까. 국제신문 대선 보도는 지지율에 상당한 비중을 부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대선보도가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후보들의 공약이 사라져 아쉽다. 음주금지법이 대학 축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서울지역 대학은 축제가 타격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부산은 최근 축제가 없어 기사가 그만큼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기사 보도 시기를 조금 늦춰 대학 축제 기간에 맞춰 보도했으면 어땠을까. '그린부산 품격을 높이자'에서 도시에 나무와 쉼터가 부족해 시민이 가까이할 수 있는 산책 코너가 없다는 지적이 좋았다. '서면은 쓰레기 거리, 오명 씻으려 충격 실험'기사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 실험 자체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쓰레기가 배출되는지 등의 실체적 방향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김대오 씨

▶김대오 : 이번 달 환경 관련 기사는 건수와 다양성에서 좀 부족했다. 이런 가운데 3일 자 '지구 온난화 대응 사활 건 세계…"인력 없다" 안중에 없는 부산시' 기획물은 다양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 좋았다. 5일 자 사설 '풍력발전도 좋지만 생태계 훼손 최소화해야'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풍력발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설은 이를 양비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검증된 게 아니라 막연하고 추상화되고 관성화된 생각을 그대로 실었다는 느낌이다. 풍력발전 등 대안에너지도 만들고 환경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다뤘으면 어땠을까.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을 개최하는 신문사답게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되었으면 좋겠다. 성폭행 등 자극적 기사가 신문에 최근 많이 등장한다. 이런 기사로 인해 치안 부재 등 일부 문제가 해소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자극적이다. 7세 딸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어머니가 고발한 기사의 경우 다수의 선량한 가정에 어떻게 비칠지 우려스럽다. 국제신문은 성폭행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집착하기 보다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나 해법 등 본질적인 측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6일 자 '해운대수목원 공사 중단'과 7일 자 사설 '명품 수목원 만든다면서 기초 조사조차 않다니'는 좋았다. 르포를 통해 현장의 문제점을 취재하고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질타한 좋은 기사다. 앞으로 천마산 모노레일 등 지역의 환경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황영우 씨

▶황영우 : 국제신문이 갈맷길을 전 시민 뿐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 순기능을 제공한 것처럼 '부산스토리텔링 활성화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스토리텔링 활성화 계획'이라는 보다 구체화한 사업을 부산시가 발표하도록 유도했다. 그동안 스토리텔링협의회가 보여준 갈맷길 아라리를 비롯한 다양한 노력이 스토리텔링 활성화 계획으로 나타나고 있다. 갈맷길 아라리를 비롯한 전방위적 노력이 어떻게 이 지역사회에 투영될 것인가를 노심초사하였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계획이 그러하듯 계획수립은 정책집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초단계에 불과하다. 이를 실천할 담당기관과 추진을 맡고 있는 행정의 최고 책임자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단계이다. 국제신문에 실리는 외부칼럼을 한번 검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는 일정 수준의 양식을 갖춘 분이다. 하지만 얼마 전 한 칼럼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 수 없는 주제와 문장으로 가득차 혹평을 할 수밖에 없다. 단어와 문장의 중복, 사전을 찾아봐야만 알 수 있는 단어들의 나열이 이어졌다. 과연 필자가 이들 단어의 뜻을 알고 썼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13일 자 16면 에어부산 관련 기사의 첫 문장은 잘못됐다. '부산의 본사를 둔'이 무슨 말인가. 최근 작은 실수들이 곧잘 눈에 띈다.

	이국환 씨

▶이국환 : 대통령 후보자의 리더십을 짚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지금 국민은 무너진 사회 통합을 복원하고 공정사회를 만들어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덜어줄 리더십을 원한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여야 정치권을 모두 '낡은 정치'로 규정하고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소통과 화합,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 대통령'이 될 것임을 내세웠다. 두 후보가 추구하는 리더십은 훌륭하다. 다만, 그들이 말한 대로의 리더십을 갖추었는지는 이제부터 검증해볼 일이다. 그런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리더십에 대한 기사는 근래 국제신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전환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유권자로서는 고민이다. 지난 대선에서 말의 향연은 현란했고 장밋빛 공약은 넘쳐났다. 그 호언장담의 말장난에 놀아난 우리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 후보들의 자질을 냉철하게 평가해주기 바란다.

▶장병윤 : 독자위원들의 여러 가지 제안과 제언 감사하다. 위원들의 제안과 제언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알릴 것은 알리고 짚을 것은 제대로 짚겠다. 위원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들은 신문제작 과정에서 개선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