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달부진을 보이는 아동이 늘고 있으나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전문치료기관이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일차적으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발달부진은 통상 주 2회씩 수개월 동안 장기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거두는데 1회 치료에 6만 원 안팎이나 든다는 것이다. 이 정도 치료비라면 저소득층은 물론 웬만한 중산층 가정도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발달부진은 신체 및 정신이 해당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대개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5% 뒤져 있는 경우 발달장애로 간주한다. 염색체 이상, 미숙아 등과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과 부모의 약물 중독, 부모와의 격리 등 환경적인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환경 탓으로 인한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심리상담, 선별검사를 통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자칫 평생 장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 사하구 위기아동 발굴 지원기관인 드림스타트센터의 경우 발달부진 치료 지원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아동이 연간 70명에 달한다. 현재 치료 지원 대기 아동 수만 43명에 이른다. 이 센터에서만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가정 해체가 초래하는 아이들의 불안심리가 언어, 인지, 학습 부진 등으로 나타나는 게 최근 경향이라는 것이다.

발달부진은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 간과하거나, 진단을 받아도 치료비 부담 때문에 선뜻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발달부진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기 치료를 위한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더불어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관도 늘려야 한다. 시나 정부가 직접 나서 발달부진 아동에 대한 실태 조사와 전문치료기관의 확충, 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