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다시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고 있다. 북한은 평화적 목적의 우주 로켓이라고 강변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분석이다. 더구나 발사 날짜를 우리 대통령선거일이 낀 10~22일로 예고해 남한의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위성발사 실패에서 드러난 결함을 개선해 운반 로켓인 광명성 3호와 은하 3호 위성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에 맞춰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 상공으로 발사하겠다는 게 북한의 발표 내용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위한 내부 결속용이란 시각도 있지만 오바마 2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미국과의 협상 카드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을 자극해 한반도의 정세를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 역시 난처한 상황에 빠질 것이다.

북한이 하필 이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은 우리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국민의 수준을 낮춰 본 오판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건 말건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투표에 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사일을 쏘더라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 대로다. 정부도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했고 여야도 북한의 도발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북한은 선거 때마다 일으킨 '북풍'이 그들 입장에선 오히려 역효과를 내왔음을 깨달아야 한다.

대내용이건 대미용이건, 남한 대선용이건 북한은 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 미사일 발사로 그들이 얻을 건 없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 정부도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한편 미국, 중국 등 우방과의 정보 교류와 대북정책 조율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여야 모두 이 문제를 득표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을 떨쳐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