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BACK BIG BOY 이대호 환영합니다."

얼마 전부터 사직야구장 입구에 내걸린 펼침막에 적힌 문구다. 이대호의 롯데 자이언츠 복귀는 국내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 기록, 16년 만의 입단식과 그의 첫 주장 임명 등 여러 가지 이슈를 뿌리며 부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만큼 이대호는 롯데와 팬들에게 상징적인 존재다. 그의 전성기에 롯데도 '8888577'이라는 암흑기를 지나 오랜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고, 이대호는 2010년 롯데 선수로는 5년 만에 최우수선수(MVP) 수상과 한국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르며 부산 야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는 2011시즌을 마지막으로 일본으로 떠나며 롯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팀의 상징적인 선수들을 떠나보내기만 했다. 이대호 이후 팀을 이끌던 주장 조성환이 은퇴했고, FA로 팀에 왔지만 경기 내외적으로 선수들을 이끌던 홍성흔은 다시 친정팀인 두산으로 향했다. 롯데의 암흑기부터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던 외야수 김주찬과 거의 10년간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로 성장한 장원준도 FA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연속 기록이 '5'에서 멈춘 이후 내리막길을 걸은 팀 성적과 함께 한때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불렸던 사직야구장도 점차 암흑기를 맞았다. 최근 4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하지 못하는 등 팬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한·미·일 리그에서 모두 통한다는 걸 증명한 이대호의 복귀로 이번 시즌에는 다시 팬들의 '부산 갈매기'가 힘차게 울려 퍼질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대호는 든든하면서 기대를 하게 만드는 존재다. 최근 롯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가 똑같이 "(이)대호 형이 돌아온 만큼 잘할 수 있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 롯데 스프링캠프의 선수단 분위기도 그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긍정적이다.

스포츠에는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에 뛰는 건 선수들인 만큼 바로 옆에서 조언이나 도움을 주는 구심점 선수가 큰 영향을 끼친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한국의 4번 타자'가 벌써 기대를 모은다.

이제 롯데의 그라운드 위 감독이 될 이대호가 돌아왔다. 그와 함께 롯데의 팀 분위기와 경기 내용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팬들도 돌아올 것이다. 그가 다시 한국 땅을 밟으며 남긴 한 마디를 전한다. "롯데는 강팀이다."

스포츠레저부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