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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최동원 그리고 이대호 /이성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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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4-20 19:53:55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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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 사직야구장 앞 최동원 선수의 동상을 찾아와 어루만지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도돼 화제가 됐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다시 한 번 최동원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그는 실력으로 보면 한국야구에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다. 내게는 경남중-경남고 후배이기도 하지만 그는 중학교 때부터 남달라 보였다. 어릴 때부터 실력을 갖춘 선수로 봤는데 그의 뒤에는 부모님의 헌신이 있었다.
   
최동원의 아버지는 자식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많았다. 일본 야구를 접하기 힘들던 당시에도 전문 야구 잡지를 구해왔고, 날씨가 좋은 날 TV에 신호가 잡히면 일본야구 중계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나와 동료들도 가까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머니는 교육자 출신인데 그때부터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최동원 선수 자신도 야구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좋았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스카우트를 받아 입단 직전까지 갔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한국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될 뻔했다.

나도 그와 상대한 적이 있다. 아마추어 시절 백호기 대회에서 연세대 투수였던 최동원을 상대로 한일은행에서 뛰던 내가 타석에 들어섰다. 볼 카운트 1-1에서 머리 쪽으로 체감상 구속이 150㎞는 넘는 듯한 직구가 들어왔는데, 짧은 순간이었지만 '야, 이거 맞으면 죽겠구나' 싶어서 타석에서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피했다. 툭툭 털면서 일어나며 드는 생각이 '다음 공은 바깥쪽으로 오겠구나' 싶었다. 분명 생각은 그렇게 했지만 공이 무서워 엉덩이는 뒤로 뺀 채 팔로만 스윙해 아웃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부터 그만큼 좋은 공을 타자를 맞히지 않고 제구할 수 있는 투수라는 걸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아마 많은 사람이 아직 최동원을 그리워하는 건 롯데의 최전성기를 함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팀이 첫 우승을 거둔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 4승을 거둔 모습은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팀 내에서 실력만으로도 존재감을 내뿜었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투수인 만큼 주장을 맡아 선수단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선수들 사이에서 중심 역할을 맡았다.

야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구심점이 중요하다. 예전에 천하를 호령한 나폴레옹이나 칭기즈칸 같은 지도자는 저절로 따라오게 만드는 리더십이 있었다. 한 나라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스포츠에서도 한 팀에 뛰어난 선수가 있으면 다른 선수들도 그를 따른다. 굳이 윽박지르고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있다면, 그 선수와 함께 저절로 다른 선수들과 팀까지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최동원이 없는 롯데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건 이번 시즌 주장을 맡으며 돌아온 이대호다. 내가 겪어본 둘의 성격도 비슷하다. 최동원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했다. 비시즌에 선수들이 모여 간단한 놀이를 할 때도 승부욕이 발동하는, 요즘 말로 '상남자'였다. 아마 마운드 위에서의 배짱도 평소 단련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대호도 승부욕이 강하고 자기 의지가 강한 선수다. 실력 면에서도 9경기 연속 홈런과 한국 선수 최초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 수상 등 좋은 기록이 많다. 외국 구단들이 연장 계약을 원하기도 했으니 아마 기회가 있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이대호가 롯데의 어느 선수보다 팬들에게 어필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야구를 모두 경험하며 최고 선수로 자리 잡은 지금의 이대호라면 충분히 최동원의 뒤를 이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KNN 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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