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자에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선임됐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7일과 21일 두 차례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으나 어제 세 번째 회의에서 김 전 부회장을 새 회장 후보자로 내정한 것이다. 김 내정자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BNK금융지주는 지난 4월 비상경영위원회가 꾸려진 이후 5개월여 만에야 경영 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동남권 경제의 혈맥 구실을 하는 BNK금융지주 위상을 고려할 때 그동안 과정은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BNK금융지주가 외부 인사를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한 이유는 자명하다. 엘시티 비리와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땅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을 경영 혁신으로 극복하라는 취지에 다름 아니다. 임추위가 내부 인사 승진과 외부 인사 영입 사이에서 갈등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만큼 김 내정자는 논란과 우려를 불식하고 BNK금융지주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한 노조를 설득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다. 부산상고와 부산대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현대증권 대표와 하나대투증권 대표를 거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하나금융지주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을 지냈다. 금융계 경험을 쏟아부을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본인의 초심으로 노조와 소통해야 하겠다. 노조도 ‘개방형 공모’에 이른 연유를 곱씹어 볼 일이다. BNK금융지주가 오늘의 위치로 성장한 밑거름은 지역의 지원이다. 지금 경제계와 시민단체가 한목소리로 BNK금융지주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수장이 엘시티 비리와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되며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새로운 경영진이 앞장서고 전 직원이 힘을 모아 환골탈태해야 한다. 경영 정상화가 우선이고 지역 경제 동맥 역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능을 찾아가는 과제가 다음이다. 김 내정자는 ‘갈등 해소를 위해 노조 및 지역사회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총회에 앞서 겸허하게 쓴소리를 받아들이고 BNK금융지주의 미래를 책임지는 수장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