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FA(자유계약선수)와 보상선수의 이적에 탄식과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말 그대로 스토브리그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기조는 ‘세대교체’로 요약할 수 있다. 내년 역시 영건들이 주전을 꿰차기 위해 선배들과 경쟁할 것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거인의 반등 역시 영건이 이끌었다. 외국인 ‘원투’ 펀치에 박세웅 김원중이 합류하면서 선발진이 안정됐다. 코칭스태프의 관리 아래 젊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것도 고무적이다. 겨울은 약점을 보완해야 할 시기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 모습이 달랐다. 신인왕 모드이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수를 챙긴 경우가 많았다. 경기 운영 능력이 향상된 건 칭찬받을 만하다.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다면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시즌 중간에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박진형도 마찬가지다. 그는 정규시즌·포스트시즌과 국가대표팀에서 꾸준하게 활약했다. 다시 선발 후보군에 진입하려면 체력을 키워야 한다. 5선발로 활약한 김원중은 미숙한 경기 운영과 단조로운 구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만큼 스프링캠프에서 조금 더 절박함을 갖고 땀을 흘려야 한다. 신인 윤성빈과 제대한 구승민도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점검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부산 야구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포수 강민호의 이적으로 생긴 공백이다. 사실 롯데는 ‘포수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망주를 확보했다. 문제는 당장 실전에 투입할 선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롯데에 필요한 전략은 포수 스타일에 따라 공격형·수비형 또는 공수 겸장형으로 나눠 육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나종덕과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나원탁은 눈에 띈다. 경험 면에서는 2015시즌을 책임진 안중열도 있다. 부상과 재활로 올해를 통째로 날렸고 체격이 작다는 건 안중열의 단점이다. 트레이드를 통한 베테랑 확보도 한 방편이다.

경쟁이 치열해질 만큼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위기’라는 마음을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죽기 살기로 하다 보면 누군가 한 명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튀어나오게 돼 있다. 공부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포수는 머리가 좋아야 성공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포수 출신 감독이 성공하는 이유다.

야수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FA 민병헌의 영입과 손아섭의 잔류로 국가대표급 외야진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사직마’ 나경민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나경민은 올해 주로 대주자로 활약했으나 제1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출전할 만큼 장점을 갖췄다. 보완해야 할 점은 타격 자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미국에 진출한 탓에 작은 체격에 맞지 않는 큰 스윙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체격과 주루 능력을 생각해 자세를 개선한다면 한 단계 올라설 것이다. 조원우 감독도 장기적으로 수비 강화와 1번 타자 부재 고민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나경민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다.

프로는 시즌이 끝난 순간부터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영리한 선수라면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앞으로 어떻게 훈련할지 계획했을 것이다. 지금 철저하게 준비한 선수가 다음 시즌 내내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크다. 젊은 선수들이 펼칠 생존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느냐가 내년 시즌 야구팬의 흥미를 끌 것이다.

KNN 야구해설위원